▲ 박교식 숭실대학교 안전보건융합공학과 교수

전부를 밀라노 둘러보는데 사용하고 늦은 오전 시간에 이탈리아 알프스의 관문인 볼차노로 향했다. 이 여행에서 가장 기대한 3일간의 여정이다. 고속도로로 가다가 브레시아를 지나니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였던 베로나와 수상도시 베네치아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차량 왼쪽인 북쪽으로는 저 멀리 알프스의 자락인 듯 산들의 실루엣이 흐린 날씨에도 또렷하게 보여서 이탈리아 알프스를 보는 설레임을 느끼게 한다. A22번 도로를 타고 계속 가자니 양옆으로 산들에 제법 크고 포도밭이 길게 펼쳐져서 우리는 그 가운데로 차를 몰았다. 트렌토 근처 휴게소에 들러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톨게이트 잠시 빠져 나와 근처 와이너리를 들렀다. 좋은 와인을 착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서 나와 친구들은 각각 몇 병씩 샀다. 
목적지인 볼차노는 이탈리아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서 이른바 쥐트 티롤(남 티롤)의 중심 도시라는 선입견이, 며칠 전 손쉽게 넘던 국경과 함께 다시 한번 바뀌는 순간이다. 이탈리아어와 독일어로 병기된 간판에 익숙해질 때 즈음해서 볼차노에 도착해서 숙소에 일찍 짐을 풀었다. 잠시 쉬었다가 둘러보기 위해 호텔서 준 지도를 보는데 모두 2개국으로 지명이 병기되어 있었다. 리히텐슈타인의 언덕에서 기억이 좋아서 Jenesien이라는 언덕을 차로 올랐는데 마을 경치며 거기서 둘러보는 알프스 전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내려오는 길에 좌우로 늘어선 포도밭을 들었는데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저절로 평화로워졌다. 초록색은 사람 마음을 가장 안정시키는 색이라고들 한다. 그냥 포도밭 근처에서 좀 쉬면서 사진도 찍고 몸속의 탁기를 천천히 정화시켰다. 여기도 와이너리 사무실로 보이는 곳이 있었으나 오는 길에 들렀던 곳과는 달리 상업적인 판매는 하지 않은 듯하여 바깥만 구경하다가 시내로 돌아왔다. 마침 저녁때가 되어서 식당을 찾다가 발터광장까지 왔다. Walther는 독일의 음유시인이며 광장 이름은 두 언어가 섞인 Walther Piazza로 표기되어 있었다. 아담하지만 시청건물이랑 볼차노 대성당도 있고 쇼핑몰이 밀집한 이 도시 상업의 중심지여서인지 사람들로 많이 붐볐다. 한여름인데도 저녁때가 되니 제법 쌀쌀했다. 
크지 않은 도시여서 식사후 차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내일의 일정을 준비하며 일찍 쉬었다.

PS. 이 기록은 2024년 여름 다녀왔던 여행기록의 일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