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전학회(회장 박달재)와 한국경총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공정안전관리(PSM) 제도 도입·시행 30주년 ‘화학산업 PSM 활성화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부, 노사단체, 학계, 안전공단, 유관기관 및 사업장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현안과제 발표 후 토론이 진행됐다. 현안과제 발표는 ▲화학산업의 경제 동향 및 향후 전망(한성준 대한석유협회 책임) ▲PSM 사업장 이행상태평가(등급관리) 제도의 문제점/개선방안(박주원 아주대학교 박사) ▲유해위험방지계획서의 화학사고 예방 방향 및 개선방안(서용윤 동국대학교 교수) ▲화학산업의 중대산업사고예방을 위한 거버넌스 활성화 방안(신인재 사법무법인 광장 박사) ▲반도체 생산설비(FAB)의 PSM관리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장서일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등 5개 분야가 진행됐다. 
현안과제 발표에서 한성준 책임은 화학산업의 경우 정성적 위험성평가에서 도출된 고위험 시나리오에 대해 정량적 위험성평가 등 연계분석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또 예측되는 위험수준이 높을 경우 설계 개선이나 안전계장시스템 등 적절한 방호계층을 추가 적용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대산업사고 예방을 위해 공정/작업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주원 박사는 “PSM 활동에서 스텝 중심의 문서작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해당 문서가 주요 평가 대상인 것은 개선돼야 한다는 사업장의 의견이 제기됐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PSM 12대 요소별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적 연계 활동(PDCA)은 유지하면서 각 사업장 별 안전관리 취약요소를 ‘현장 중심의 선행지표 항목’으로 발굴 및 선정하고 이러한 활동이 제대로 운영되는지를 이행상태평가 시 명확히 평가토록 한다면 중대산업사고 예방 효과가 더욱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주원 박사는 사업장 내 PSM 운영 절차를 보완하고 이행상태평가 시 명확한 평가를 위해 ▲PSM 요소 별 관리 시스템 구축 ▲PSM 요소 별 R&R 수립 및 실행활동 ▲PSM 요소 별 현장 내 주요 관리 취약요소 및 분야 발굴 ▲취약요소 및 분야 별 현장 중심의 관리 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관리토록 하는 항목을 선행지표화하여 주기별 평가 ▲선행지표 항목 실행 현황의 트랜드 분석을 통해 중대산업사고 위험저감 활동 내 미흡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는 활동 운영 ▲PSM 자체감사를 통해 12대요소 별 운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고 주요 관리 취약요소 및 분야를 추가 발굴해 차기 년도 선행지표 항목으로 반영 ▲이행상태평가 시 12대 요소별 운영 현황 및 현장 중심 선행지표 발굴 및 실행도 평가 등을 제안했다.
이어 박주원 박사는 “PSM 제도가 ‘제도 도입 3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사업장 내 공정안전 관리 역량을 개선하고 실질적 사고 예방 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행지표 도출 및 관리’를 사업장 내 PSM 운영의 주요 활동으로 반영토록 논의하는 것은 PSM 제도의 개선을 통한 중대산업사고 예방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윤 교수는 “사고발생 시 중대성이 크면서, 주기적 이행점검이 요구되는 중소규모 화학업종 사업장은 건설업과 같이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위주의 방법으로 먼저 적용해 공정안전능력을 향상하고 추후 PSM 제도로 이행하는 단계적 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용윤 교수는 “이 때, 고용노동부 중방센터 또는 안전보건공단의 주기적 이행점검은 중소규모 사업장에게 관리감독보다는 하나의 컨설팅 성격으로 이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용윤 교수는 “PSM의 일정등급 이상을 보장할 수 있는 공정능력을 지닌다고 판단될 때 PSM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업종과 능력에 따른 차등적 규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신인재 박사는 “울산, 여천, 대산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역별 PSM협의회가 있으나 그 역할이 미미해 정부에 적극적인 제도개선, 안전관리기술개발, 신기술 보급 및 교육훈련 등에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신인재 박사는 “PSM제도와 관련된 화학 및 관련업종의 안전관리에 있어 자율규제 기반의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적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신인재 박사는 ▲화학업체 및 화학물질취급사업의 PSM 활동 지원, 자율적 안전수준 평가 및 지도, 안전기술 개발·보급 ▲정부에 대해서는 사업장의 의견을 수렴해 현실에 적합한 관련 제도의 개선과 정책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세미나 토론회, 정책간담회 등의 활동 필요 ▲이러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민간자율의 거버넌스 기구를 구성 및 지원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장서일 교수는 반도체 생산설비(FAB)에 대한 현행 위험성평가 적용과 관련, 현재는 법에 따라 최악 및 대안의 시나리오 선정에 관한 기술지침 대로 시나리오를 선정해 위험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반도체 생산설비는 FAB 실내 공간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규에 따라 실외 기상자료를 적용하고 있어서 실제 위험보다 반도체 생산설비의 위험성은 과대 평가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개선방안과 관련, 장서일 교수는 “화재, 폭발, 누출의 위험성 중에서 FAB 내의 생산설비는 화재, 폭발보다는 극소량의 독성가스 누출에 의한 만성독성의 위험성을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인 관리방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고용노동부 수도권 중방센터 최원식 팀장, 한국경총 임우택 본부장, 한국노총 김광일 본부장, LG화학 이윤호 상무, 산업안전상생재단 한경수 박사가 패널로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 앞서 박달재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세계적인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따른 글로벌 공급과잉 등으로 최근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정부가 12월 23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으나 근로자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특히, 관련 사업장에서의 PSM 활동의 위축으로 화재·폭발·누출사고와 같은 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있으며 또한, 장치산업의 안전확보를 위해 도입됐던 제도 특성상 현재 급변한 산업구조 변화환경을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어려움 등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박달재 회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화학산업의 공정안전 문제와 PSM 제도의 개선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향후 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한국안전학회는 앞으로도 세미나와 워크샵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공론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