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안전기관, 대한산업안전협회이다. 대한산업안전협회는 현재 기술사, 박사 등 약 1,300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4,000명의 회원과 3만개의 고객사를 자랑한다. 협회의 교육을 거쳐가는 교육생 수만도 연간 130만명에 달한다. ‘산업안전의 역사가 곧 안전협회’라는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이 거대한 조직의 회장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 임무송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소명의식과 사명감으로 우리나라 안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향후 계획의 일단을 밝혔다. 협회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전사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영 차원에서는 윤리·준법경영, 가치경영, 인재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임무송 회장으로부터 협회 운영 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 본지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임무송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

대한산업안전협회 회장 취임 100일이 지났습니다. 소감과 각오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 것 같습니다. 최근 안전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면서 협회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기대가 여느 때보다 큽니다. 산업현장에서도 불행하고 안타까운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자리에 서게 되어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배우고 있는 과정이지만, 안팎으로 기대가 큰 만큼 소명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나라 안전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앞장설 계획입니다.

대한산업안전협회에 대해 개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산업안전의 역사가 곧 협회’라는 말이 과언이 아닙니다. 협회는 1964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안전기관으로,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현재 기술사, 박사 등 약 1,300명의 전문가가 전국 50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약 4,000명의 회원과 3만개의 고객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협회의 연간 교육생 수가 130만명에 달하며, 산업안전 ISC 대표 사무국으로서 안전관리자 육성 등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한산업안전협회가 전개하고 있는 주요 사업 및 활동내용에 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협회의 사업은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기업과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는 기업과 국가의 지속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안전관리 ▲안전교육 ▲안전진단 ▲화학컨설팅 ▲회원관리 ▲시설안전 ▲건설안전 ▲인증검사 등이 있습니다. 현재 약 9,000개 사업장을 관리 중이며, 이들 사업장의 재해율은 지난해 기준 0.35%로 전체 산업현장 평균(0.65%)보다 낮습니다. 
또한, 협회는 비영리기관이자 공직유관단체로서 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하며, 안전 취약 계층과 중소사업장에 기술 및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중소사업장 안전관리체계 구축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현재 약 1,200곳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지속 확대할 방침입니다.

올해 주요 사업과 경영방침, 아울러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중대재해처벌법이 3년 차를 맞이한 만큼, 법의 현장 안착을 돕고 산업현장의 중대재해를 감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의 중대재해 감축을 위해 ‘고위험 사업장 특별관리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이는 안전관리가 취약하고 사고 발생 우려가 큰 사업장을 선정해 맞춤형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는 게 핵심입니다. 또한 전국의 각 지역별 기관장이 관내 사업장의 경영자와 면담을 통해 안전의식과 리더십을 함양하고 안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올해 협회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취를 토대로 새로운 60년을 위한 변화와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는 ESG를 주축으로 안전질서를 재편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자기규율 예방체계 구축’을 목표로 안전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춰 올해 협회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전사의 체질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경영 차원에서는 ▲윤리·준법경영 ▲가치경영 ▲인재경영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비영리기관이자 공직유관단체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전 사업 과정에 중요한 원칙으로 적용하고, 안전의 가치를 일터와 삶터 전반에 확산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 스스로 안전관리를 체계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협회 구성원의 기술력과 전문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협회의 변화 및 발전을 위해 회장 임기중 반드시 추진 또는 실현하고자 하는 사업 내용이나 비전을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의 안전관리 수준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궁극적으로 안전문화를 정립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삶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과 행동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다만,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협회 임직원의 참여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며, 나아가 안전 소사이어티(Society)를 이루는 유관기관, 정부, 노사, 학계 등 모두가 원팀이 되어 노력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먼저 현장과 정부 간의 가교 역할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방대하고 세세한 법규제 중 현장의 실질적 안전관리에 부담이 되는 비합리적인 것들이 있습니다. 최근 포럼 및 세미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와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현장 중심의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안전관리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경력관리 제도화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재 건설기술인, 엔지니어링 기술자 등의 경우 경력관리가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안전관리자의 경우 별도의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특히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의 일환으로 양성교육만 받은 중소사업장 안전관리자가 대거 배출될 예정인데, 이들의 역량 부족과 겸직 등의 문제로 인해 안전관리가 형식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앞으로 협회는 경력관리 제도화를 통해 안전관리자 역량개발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교육과 컨설팅 지원으로 이들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입니다. 경력관리 제도가 현실화되면 안전관리자 수준별로 자격이 차등화되어 현장 관리 역량도 높아지고,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대우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첨단 AI 기술을 접목한 중대재해 예방 솔루션 세이버스(SAVUS, Safety AI Vision & Sound Monitoring System)을 선보였는데, 이 플랫폼에 대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세이버스(SAVUS)’는 제조업종에서 대표적 사망재해 유형인 ‘끼임’ 등의 사고 방지에 특화된 중대재해 예방 플랫폼입니다. 첨단 AI 기술(영상, 음성)을 기반으로 근로자의 불안전 행동 등 다양한 위험요소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비상상황 발생 시 위험설비 비상정지를 통해 중대재해(사망)를 예방하는 게 핵심입니다. 
현장에서 방호장치 등이 있지만 편의를 위해 꺼놓고 작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세이버스는 다른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작업자의 비명소리를 인식해 설비를 정지할 수 있어 사업장에서 중대재해를 실질적으로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협회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을 활성화 하고 전파하는 가운데, 기존 안전기술을 고도화해 사망사고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노사정에 대해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그간 노사정의 노력으로 일터에서 사고사망자 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 중대재해감축 로드맵 추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일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역시 꾸준히 개선되어 왔습니다. 다만 최근 그 감소 추세가 정체되고 있는 데 이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특히 최근 자기규율 예방체계 구축으로 안전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지시 기반, 처벌 중심의 규제로 부담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데 분명 큰 기여를 했지만, 사고사망이 눈에 띄게 줄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처벌 중심의 접근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책임자가 실질적 현장 안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갖도록 조정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중처법 개선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이 수렴되길 기대합니다. 협회에서도 이러한 의견을 수렴해 국회에 건의하는 부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안전의 이니셔티브는 경영자가 안전에 대한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경영자는 안전에 대한 철학을 세우고 이를 실제 경영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안전을 지키도록 감시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말고, 실질적 안전의 주체로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조합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도 주도적인 활동에 나서야 합니다.

안전에 대한 회장님의 신념이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안전은 공기와 같습니다.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지만, 없을 때 그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전을 어머니의 품에 비유하곤 합니다. 어머니의 품처럼, 누구나 가장 평화롭고 안정된 상태를 안전이라고 여깁니다. 앞으로 협회는 중대산업재해 및 중대시민재해 예방을 통해 어머니의 품과 같은 평화로운 일터와 삶터를 조성하고, 노사정과 원팀이 되어 굳건한 안전문화를 우리 사회 곳곳에 확산시키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