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발행인 이선자

반올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의 시작은 2007년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 규명과 노동 기본권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반올림 공식 인터넷 카페에 따르면 반올림은 발족 당시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 씨의 유족을 중심으로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시작됐고 2008년 2월 백혈병 및 다른 직업병 피해들과 삼성 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전자산업체 노동자들을 포괄할 수 있도록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반올림은 다양하고 강력한 대내외 활동을 전개하며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통해 11년을 이어온 논쟁을 마무리짓기도 했다.

갑자기 반도체와 ‘반올림’을 언급하는 이유는 최근 안전보건공단이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와 관련해 유의미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안전보건공단이 반도체 제조 6개 사업장 전·현직 근로자 20만여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 역학조사 후 최근 발표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백혈병의 경우 발생 위험은 전체 근로자 대비 1.55배, 사망 위험은 전체근로자 대비 2.3배에 달한다.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발생 위험은 전체 근로자 대비 1.92배, 사망 위험은 전체 근로자 대비 3.68배에 이른다.
역학조사를 실시한 안전보건공단의 제안처럼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과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반도체 제조업의 건강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다.

또한 이번 역학조사 결과는 정부에 적지않은 과제를 남겼다. ‘반올림’이 지적 제안한 △직업성 암에 대한 산재인정 문턱 낮추기 △하청·협력업체 등 고위험군을 포함한 작업환경과 화학물질 정보 확보 및 원인규명을 위한 연구 지속 △작업환경과 화학물질에 대한 기업들의 투명한 정보 제공 △반도체 노동자 건강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작업환경 관리 방법과 기준 만들기 등의 내용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다시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과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 역학조사 및 결과발표를 계기로 정부가 근본적 대책마련에 적극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