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유진 변호사/법무법인 사람앤스마트

근로자의 근로권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사람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이다. 그러나 모든 근로자가 자신이 맡은 몫을 열심히 수행하여 성과를 내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하다 보면 일에 대한 의욕 없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조직 내에 피해를 입히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까지 근로자의 근로권 보장을 이유로 기업의 해고를 막는 것은 부당하다. 그렇다면 근로자의 근로권을 보장하되,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해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법원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는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위 기준에 의하더라도 근로자의 잘못이 명확한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판단하기 쉽지만, 명백한 징계해고가 아닌 ‘업무능력 부진(저성과자)’으로 인한 해고가 과연 정당한지는 여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다투어져 왔다. 단순히 근로자가 일을 좀 못한다는 이유로 기업의 해고가 빈번해지면 근로자의 근로권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021년 현대중공업 사건((2021. 2. 5. 선고 2018다253680 판결)에서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저상과자를 해고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판시하였고, 그와 동시에 저상과자 해고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불량을 이유로 해고를 하는 경우 ①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불량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되는 평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을 것, ②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다른 근로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정도를 넘어 상당한 기간 동안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최소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향후에도 개선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사정에 대하여는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업무의 내용, 그에 따라 요구되는 성과나 전문성의 정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이 부진한 정도와 기간, 사용자가 교육과 전환배치 등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 개선을 위한 기회를 부여하였는지 여부, 개선의 기회가 부여된 이후 근로자의 근무성적이나 근무능력의 개선 여부, 근로자의 태도,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기준을 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건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정리하자면,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첫째, 회사 내부에 근로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둘째, 업무능력이 부진한 근로자에게 업무수행능력을 개선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 제공, 배치 전환 등을 통한 업무 재배치 등 개선의 기회를 상당한 기간 동안 반드시 부여해야 한다.  

업무 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 마련 및 저성과자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행위이다. 사업주의 경우 위 기준에 따라 근로자를 평가하고 개선 기회를 부여하여 근로자의 업무능력이 향상된다면 조직에 도움이 될 것이고, 기회를 부여하였더라도 발전이 없는 경우에는 조직을 위해 정당하게 해고를 할 수 있다. 근로자의 경우 체계적인 평가 프로그램이 있다면 혹시 모를 부당한 해고를 충분히 방지 할 수 있고, 만일 자신이 현재 업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주로부터 교육을 제공받고, 업무 재배치 등을 통하여 자신에게 맞은 업무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저성과자 해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사업주의 근로자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는 판결이며, 위 판결의 기준에 따라 양측 모두 잘 대비하여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