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기를 돌아보며,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규제 완화가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노후선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우리나라 재난관리의 문제점이기에 안전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은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위기관리 학술대회에서 ‘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우리나라 재난관리정책의 방향’이라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노후선박으로 인한 해난사고 예방을 위해 1985년부터 여객선 수명을 20년으로 제한해왔지만, 2008년부터 행정규제 개선을 이유로 여객선 사용연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에 이르렀다. 이 소장은 “따라서 세월호는 일본에서 도입될 당시에 이미 18년 동안 사용되었기 때문에 20년 선령제한 규정이 완화되지 않았다면 선박을 사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규제완화가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강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보고’ 위주의 재난관리 방식도 문제로 제기됐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중앙재난대책본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각 유관부처별 사고대책본부 등이 설치된다”며 “이들 중에서 대부분의 중앙 부처 조직들은 현장에다가 사고현황을 보고할 것을 지시한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긴급구조, 경보, 대피 등의 시급한것 중에서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안전점검 기관의 독립성과 전문성 부족 △비정규직 노동자가 핵심적인 안전 분야를 책임 △재난 예방 및 대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 등이 세월호 참사 발생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련의 참사 원인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재난관리정책의 개선방향으로는 중앙컨트롤타워를 바로 작동돼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됐다.

이 소장은 “재난대응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대응 단계에서는 중앙컨트롤 타워가 부재했다는 지적이 있다”며 “현장과 재난 총괄 지휘 및 상황 관리 기능을 수행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상황관리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같이 언급했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상황관리 구축도 요구됐다. 이 소장은 “지금까지도 고질적인 병폐로 자리 잡고 있는 정부 고위 공직자 및 국회의원, 선거후보 예정자들의 현장 방문으로 인해 구조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구조와 무관한 사람들에 의해 언론 인터뷰, 구조 방법에 대한 다양한 요구 등으로 인해 혼선이 생기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발생되지 말아야 함을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위기관리 외에도 국민안전권 확보를 위한 지방정부의 위기관리와 재난대비 논의도 함께 진행됐다. 충청남도, 국가위기관리학회, 한국정책포럼, 한국정책연구원, 위기관리 이론과 실천이 공동주최했다. 또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동의대 국가안전정책대학원, 충북대국가위기관리연구소, 이재민사랑본부 재난관리연구소, Global Crisisonomy lnstitute이 공동주관했다. 후원은 충북대, 동의대, 세이프 투데이가 맡았다.

<윤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