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3개월만에 의료기관 평가 인증 획득에 이바지

▲ 서울부민병원 강미영 보건관리자

16년 동안 미국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를 해오다 지난해 6월 1일 서울부민병원 보건관리자로 선임된 강미영 씨. 간호사가 아닌 보건관리자로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같은 직원의 입장이기 때문에 상담 시 일반 환자보다 더 공감대 형성 및 소통이 원활하다는 강미영 보건관리자는 일로써 에너지를 충전하며 보건관리자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의료기관 인증 획득, ‘빅뉴스’ 회자
서울부민병원의 강미영 보건관리자는 진료실뿐만 아니라 병원 내 곳곳에서 마주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안부를 묻는다. 일상 속 짧은 만남에서 그들의 건강 체크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이는 20년이 넘는 간호사 근무경험과 연륜이 준 선물이기도 하다.
강미영 보건관리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8년 정도 산부인과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다. 그 후 미국에서 16년 동안 간호사와 팀리더 역할을 병행했다. 지난 해 한국으로 돌아온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난해 6월, 우연한 기회에 서울부민병원 보건관리자로 발탁됐다. 그리고 이 병원 보건관리자 취업 3개월만에 의료기관 인증패스라는, 결코 쉽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해 7월에 신규 보건관리자 직무교육을 받고나서 직원안전을 담당하는 보건관리자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2개월 후인 9월말에 2주기 의료기관 인증 평가에서 1.2 직원안전부문 여러 종목에 모두 상을 받아 인증패스를 하게 됐습니다. 그게 저희 보건관리자들 사이에선 빅뉴스였어요. 인증 패스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 때는 사실 미국에서 처음 일할 때만큼 힘들었던것 같아요.”
모든 병원의 필수사항인 인증평가 및 패스는 결코 쉽지 않다. 서류는 물론 고용노동부의 감시·감독 등 다양하고 복잡한 절차를 모두 통과·합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건관리자 소관의 직원안전 분야는 반드시 9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단 3개월만에 성공적으로 수행한 강미영 보건관리자가 빅뉴스의 주인공이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 때는 한국에 채 적응하기도 전이었어요. 그럼에도 단기간에 보건관리자의 역할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시간만큼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신규간호사 멘토링 ‘호평’
인당 의료재단 서울부민병원은 ‘건강한 사람이 부자입니다’를 모토로 1985년 개원했다. 관절·척추·내과 중심의 종합병원으로 현재 서울 부산 구포 해운대 등 4개 병원이 운영 중이다. 30년의 의술노하우를 바탕으로, 질병 치유와 예방을 통해 인류 건강의 질을 높인다는 미션 아래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자세’, ‘매사에 책임을 다하는 노력’, ‘최고를 지향하는 정신’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특히 이 병원의 자랑인 ‘신규 간호사 멘토링’ 프로그램시 강미영 보건관리자의 간호사 노하우 전수는 병원 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사실 신규 간호사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헤쳐 나가는 것이 어려워 이직률이 높은 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개선방안을 찾기 위해 저희 병원은 신규 간호사들에게 멘토링을 하고 있어요. 신규간호사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공유해 나가고 있죠. 저도 다년간의 간호사 경험을 전수해 주고 있습니다. 선배로서 해주는 조언이 신규 간호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뿌듯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낍니다.”
신규 간호사 대상의 멘토링 프로그램이 기대이상의 성과와 반응을 보임에 따라 서울부민병원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전 직원 대상의 멘토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병원의 특성상 일반 사업장 보다 부서가 세분화돼 있고, 각각의 특성에 맞춰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병원 보건관리자의 경우 전문성을 갖춤과 동시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은 필수적이다. 그만큼 자신의 노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직업분야이다.
일반적으로 병원 보건관리자는 △직원 건강진단 △사업장 건강증진 △작업환경 관리 △산업보건관리 등 4개 파트의 업무를 수행한다. 직원 건강진단은 채용 검진, 정기건강진단, 특수 건강진단 등이며, 사업장 건강증진은 성희롱 예방, 직무스트레스, 직장 내 폭력예방교육, 생활습관개선활동, 건강상담 등의 업무이다. 산업보건관리는 산업안전보건교육, 안전보건관리 체계관리, 도급 사업의 안전보건조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작업환경관리는 작업환경점검 및 측정, 유해물질, 보호구 관리, 작업 환경 위험성 평가 업무가 핵심이다.

병원 보건관리자 인지도 아직 미약
다수의 병원 보건관리자들은 “전문성과 경험, 연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보건관리자의 길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강미영 보건관리자 또한 이같은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안전보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와 기대치가 높아진 것에 비해 병원 보건관리자에 대한 지원이나 지위, 인지도가 아직은 미약한 편입니다. 일례로 보건관리자의 소속을 보면 어느 병원은 행정부, 다른 병원은 총무부, 간호부, 인사부, 기타 관리부 등으로 돼 있어요. 병원마다 조직도상 보건관리자의 소속이 다양하게 되어 있는 사실 자체가 보건관리자의 현재 위상이 정립되지 못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에반해 부민병원은 보건관리자를 위해 병원차원의 지원을 시행하는 등 모범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대외 기관에서 실시하는 교육에 보건관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으며 전국 4개의 부민병원에서 화상회의를 정기적으로 실시, 보건관리 사례발표 등의 시간을 통해 의견 공유를 해나가고 있다.

금년 목표는 ‘부족한 부분 공부하기’
질병예방의 파수꾼인 보건관리자들에게 있어 교육은 멀리할 수 없는 명제다.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근로자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때 비로소 여러 제반환경도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강미영 보건관리자는 금년도 목표를 ‘부족한 부분 공부하기’로 정했다.
“보건 관리자의 4가지 직무 활동 중 가장 어려운 분야인 직무스트레스 관리 활동에 도움이 되는 ‘감정노동자 전문직 관리 자격증’ 획득을 올해 목표로 정했습니다. 예전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보건관리자 업무를 해오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됐죠. 보건관리자 업무를 좀 더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보건관리자에게 필요한 자질과 덕목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강미영 보건관리자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연륜과 경험”이라고 답한다.
“36시간의 신규 보건관리자 직무교육만으로는 인증 평가를 원활히 수행하고 근로자의 건강관리 및 상담을 하기는 어려워요. 보건관리자는 풍부한 지식뿐만 아니라 연륜과 경험이 토대가 돼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병원에서 보건관리자를 채용할 때는 경력 있는 보건관리자를 선호합니다.”
강미영 보건관리자의 업무자세는 자부심과 긍정의 마인드다. 일에 매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재미와 보람을 갖고 일하다 보면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려는 근로자가 보건관리자입니다. 같은 근로자의 입장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좀 더 근로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게 되고, 그래서 더욱 그들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보건관리자들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열정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는 모든 보건관리자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