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서 대지진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내 어항에 금이 가고 천장에 달린 전등은 원을 그리며 소용돌이친다. 운행 중이던 지하철 내부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혼란에 빠지고, 거리 맨홀 뚜껑에서는 물이 쏟아 오르기 시작하다가 이내 물 대포처럼 터진다. 도로 아스팔트는 쩍 갈라지며 시민을 위협하고 건물들은 외벽이 부서지다 바닥으로 내려앉는다.
최근 서울에 진도 6.5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그려낸 드라마 ‘디데이’를 보고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한 드라마 영상에 놀라며, ‘한반도는 과연 지진에서 안전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반도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총 13회 관측되는 등 최근 들어 지진 강도가 커지고 횟수도 잦아지고 있다.
발생빈도가 증가하면 그보다 큰 지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지난해 4월 1일 새벽 충남 태안군 서쪽 100㎞ 해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는 1978년 기상대 관측 이후 한반도에서는 규모 5.2인 1978년 속리산 지진과 2004년 울진 지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이렇듯 한반도가 이제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내진설계 등 지진 대비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내진 설계 적용 대상 공동주택은 전국적으로 모두 30만7천597동이지만 실제 내진 기능이 있는 건물은 60%에 불과한 18만5천334동이었다.

크레인 사고와 싱크홀 발생 등 우리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을 녹여낸 드라마 ‘디데이’ 속 인물들은 과연 현실과는 다른 결과를 초래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