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안전보건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85.6%가 우리 사회에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응답했다. 이는 반대로 위험요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매우 높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흐름에 발맞춰 자연스레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안전디자인’이다. 안전디자인이야말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한국안전진흥협회(회장 양동주)는 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본조사’ 연구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디자인의 일반개념, 디자인 개념의 변천 및 유형, 한국의 안전디자인 현황, 국내외 안전인증 및 안전디자인 사례분석,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방향 설문조사 내용,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방안 등 다양한 조사결과를 담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발췌 연재함으로써 국내 안전 디자인 발전 및 안전 디자인 분야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한다.

■  안전디자인의 또 하나의 원칙: 인간공학적 원리의 적용
인간공학적 원리와 사고의 적용을 안전디자인의 또 하나의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인간공학은 디자인에서 큰 역할을 하는 과학적이고 사용자 중심적의 원리이며, 동시에 철학적이며 사유의 방법이기도 하다. 인간공학을 디자인에 적용시키는 일은 넓은 범위의 인간적인 요인과 사용자를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공학은 사람의 신체적·정신적 특성, 즉 어떻게 보고 듣고 이해하고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취하는지를 고려한다.  디자인된 제품이나 공간을 분석할 때, 인간공학적 원칙에 따라 분석해야 하는 요소는 다음의 다섯 가지이다.

- 안전성과 유지비용을 고려한 에어컨 설치
- 조명시스템을 슬라이딩 트랙에 설치, 안전성 확보 및 유지비용 절감
- 추락방지망을 설치하여 추락 위험을 제거한 운반차량
- 이동차량 직진시스템
- 작업장에서 이동차량 후진으로 인한 사고예방을 위해 출구 쪽에 롤러도어를 설치하여 오직 직진만 가능하게 한 안전디자인 사례

■  안전디자인과 안전인증 비교
이상의 국내외 안전인증사례 분석에서 KOSHA의 S마크 인증제도, EU의 CE마크 인증제고 그리고 ISO인증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안전인증제도의 내용을 안전디자인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평가요소의 차이점
안전인증은 안전기준이나 규격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를 평가하여 적합한 제품에 대하여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안전인증의 평가기준은 주로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준과 규격과의 일치성을 평가한다. 반면 안전디자인 평가는 주 기능의 안전성과 아울러 타 기능과의 상승적 융합을 통한 안전성, 사용편의성, 심미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필요로 한다.

2) 평가방법 상의 차이
안전인증은 품목별 인증기준과 규격에 따라 그 충족 여부를 정해진 정량적인 방법으로 평가한다.
반면 안전디자인 평가에서는 안전성에 대해서는 안전인증의 정량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평가를 실시하지만, 그 외 사용편의성, 심미성, 사용자 특성과의 적합성 등에 대해서는 사용성 평가, 전문가 심의 등의 다양한 정성적인 평가도 실시할 필요가 있다.

3) 시사점
안전디자인 인증제도의 구축은 안전인증과 더불어 사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사용성 평가 및 적합성평가, 심미성 및 친근감 등의 디자인 평가도 동시에 고려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평가 방법도 규격의 적합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 이외에 다양한 전문가 집단에 의한 정성적·주관적인 평가방법도 함께 사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  호주의 작업장 안전과 안전디자인

1) 특징
호주 정부에서는 작업관련 건강과 안전 증진을 위한 5가지 전략 중의 하나로 디자인 단계에서의 위험요인(hazards)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ASCC의 ‘작업장을 위한 안전디자인 원칙에 대한 지침서’는 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제정되어 시행중에 있다. 사업장의 OHS증진을 위한 위험관리를 디자인 프로세스로 흡수 통합했다는데 그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2) 원칙과 적용원리
- 안전디자인 5원칙
제1원칙으로써 OHS의 증진을 위한 안전디자인을 위하여 통제권을 가진 사람들의 역할을 중요시 하며, 사업장의 위험관리를 안전디자인의 과정으로 흡수 통합한 안전디자인 모델, 전 라이프사이클에 걸쳐서 사업장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정보교환 모델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인간공학적 디자인 원리의 적용
호주의 안전디자인은 인간의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디자인에 반영한다는 인간공학의 사용자 중심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모든 것을 인간에 맞춘다는 인간공학의 원칙을 안전디자인의 중심원리로 하고 있다. 디자인 분석의 원리로써 사용자 특성, 작업특성, 작업환경, 장비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작업조직 등 인간공학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3) 시사점
호주 ASCC의 안전디자인 사례는 안전디자인의 원리를 사업장의 재해감소와 OHS 증진에 적용한 사례이다. 호주에서는 안전디자인 지침을 작업장의 안전보건을 위한 목적으로 제정·운영하고 있다.
근원적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안전디자인의 원리는 본 연구의 목적인 안전디자인 인증시스템 구축뿐만 아니라 사업장의 안전보건 증진을 위한 효율적인 OHS 증진 모델 또는 위험관리시스템으로 정착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