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1964년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보험인 산재보험이 시행 50주년을 맞았다. 주관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지난 95년부터 산재보험 업무를 위탁 운영해 오고 있는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초 ‘새로운 도약, 다시뛰는 희망의 50년’을 캐치프레이즈로 대대적인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돌이켜보면 산재보험은 지난 50년간 근로자에게는 생활안정과 가족보호를, 사업주에게는 산재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적용대상 또한 최초 근로자 500인이상의 광업과 제조업에 한정됐던 것이 이제는 사실상 모든 기업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 더불어 서비스 내용도 과거 ‘치료와 보상’ 중심에서 이제는 신속한 복귀와 의료?직업재활 영역으로 확대되는 등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재보험은 한국노총 등 노동계로부터 강력한 제도개선 압박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50주년 기념행사 당시 고용노동부장관이 격려와 함께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고용형태의 다양화, 새로운 직업병의 출현 및 저출산?고령화 등의 여건 변화에 맞게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를 더욱 내실화하는 등 산재보험 제도전반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제도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것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개인의 요양실태를 무시한 요양기간의 제한, 산재은폐 방관 및 산재소송 남발, 산재입증 책임의 노동자 전가, 특수고용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 신종 직업병에 대한 대처 및 출퇴근 재해의 산재보험 적용 등은 노동계는 물론 정부와 근로복지공단도 공감하고 있는 제도개선 분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깊이 뿌리내린 공급자 중심의 산재보험 서비스 관행도 시행 50주년을 계기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본다.
보험급여를 지급하는 입장이 아닌 고객인 산재노동자의 입장에서 사업이 운영될 때 비로소 근로자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진정한 의미의 산재보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