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양미란기자

지난달 16일 정말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난 지 얼마 전인데, 또다시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로 인해 그야 말로 나라 전체가 패닉현상에 빠졌다.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톤급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로 22일 오후 현재 탑승객 중 174명만이 구조됐을 뿐 121명이 사망하고, 181명의 소재와 생사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실종자 다수는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아무리 불러 봐도 대답 없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넋을 잃고 주저앉은 학부모들의 눈에서는 이제 눈물마저도 말라버렸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야 차츰 밝혀지겠지만, 정부가 최우선해야 할 일은 실종인원에 대한 구호와 이들의 무사생환에 온 힘을 쏟아 붓는 일이다.
정부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방지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하지만 말뿐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서해페리호 침몰, 대구지하철 화재 등 온갖 재난과 참사를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국가 차원의 매뉴얼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은 물론 분노감까지 치민다.

“대한민국이 싫다”는 한 실종자 가족의 절규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오늘도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올림픽기념관 앞에는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또 실종자 가족들이 필요한 일이라면 24시간 헌신적으로 나서고 있는 자원봉사들도 있다. 성금과 물품 기탁도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실종자들의 구조를 염원하는 노란 리본 달기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그나마 여기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발견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