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환 공인노무사 / 忠武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안녕하십니까? 동 지면을 통해 노무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조영환 노무사입니다. 이번호 에서는 올해 핫 이슈인 통상임금에 대해서 최근 당 법인의 실제 상담사례를 소개해 드리면서 통상임금의 의미에 대해 좀 더 심도 깊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안】
DH기계상사(주) 근로자 김아무개는 퇴사하면서 회사에서 통상임금을 부당하게 낮게 책정함으로써 미지급한 과거 3년간의 연장근로수당을 재산정해 지급해달라고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고, 회사는 취업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대로 지급했다고 주장한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DH기계상사(주) 취업규칙 보수규정】
제10조 (상여금)
회사는 매분기 마지막 달에 기본급 100%의 상여금을 지급하되, 중도 퇴사자는 일할 계산하여 지급한다.
제11조 (명절 상여금)
회사는 구정, 추석명절 상여금으로 기본급 50%의 상여금을 해당일에 재직중인자에게 지급하되, 휴직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다.
제12조 (생산 촉진 상여금)
회사는 매월 20일 이상 근무한 경우 기본급 20%, 그 이하 근무한 경우 기본급 10%의 생산 촉진 상여금을 매월 지급한다.

1. 통상임금의 정의
(1)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에서는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급, 일급, 주급, 월급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56조 에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해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이상을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반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2) 본 사안에서는 ‘DH기계상사(주) 취업규칙 보수규정’제10조 및 제11조에 규정된 상여금 및 명절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입니다.

2. 통상임금의 핵심징표인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지난 2013년 12월 18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2012다94643)에서는 그간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과 혼선이 있었던 통상임금의 개념에 대해서 초과근로수당 산정을 위한 기초임금으로서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정상적인 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의 가치를 금전적으로 평가한 것이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그 핵심징표인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법적기준을 제시 한바, 1) 정기성은 1임금산정 기간인 1개월을 초과하여 지급되더라도 정기적으로 지급된다면 정기성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고, 2) 일률성은 근로와 관련된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의미하며, 3) 고정성은 초과근로를 제공할 당시에 성과 기타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사전에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고 판시했습니다.

3. 고용노동부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
이에 2014년 1월 23일 고용노동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를 반영한 근로기준법과 예규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동법과 예규 개정 전 까지는 일종의 과도기로서의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발표하였습니다.
체적 적용 사례의 주요내용 중 일정 근무일수를 채워야만 지급되는 임금은 통상임금이 아니지만,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적어도 일정액 이상의 임금이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는 최소한도의 범위에서는 고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예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 노사간 성실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비하도록 지도하며, 불가피하게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른 변경절차를 철저히 준수토록 지도하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4. 맺으며
(1) 사안에서 1) ‘DH기계상사(주) 취업규칙 보수규정’ 제10조에 따른 상여금은 매분기 마지막 달에 정기적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중도 퇴사자는 일할 계산하여 지급하고 있으므로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충족하여 통상임금에 해당될 수 있지만, 2) 동 규정 제11조 명절 상여금은 해당일에 재직중인자 에게만 지급하므로 사전 확정성이 없어 고정성이 결여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고, 3) 동 규정 제12조 생산 촉진 상여금은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적어도 기본급의 10%에 해당하는 임금이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으므로 고정성이 인정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2) 한편 근로계약서, 단체협약, 노사관행, 실질적인 임금지급 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경우 추가임금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전합 판결의 취지이고, 고용노동부 통상임금 지도지침 역시 판례 취지를 따르되 현실적인 명확한 잣대가 불분명하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지방노동관서에서(즉 분쟁의 현장에서) ‘노사간 성실한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지도하라는 지침을 하달 했습니다.
이에 필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바로는 노동조합이나 법률사무소 등에서는 판례와 지도지침과는 무관하게 집단소송을 준비 중 이기도 하며, 기업체 및 경영자 단체 등에서도 임금구성을 단순화 하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로의 개편 준비 등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견이지만 노사가 윈윈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은 법령 개정 이전에 상호 믿음과 신뢰로 기업도 성장하고 근로조건 및 복지도 향상할 수 있는 상생의 가슴 깊은 이해가 선행 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해와 상생을 바탕으로 명확한 법령이 노사정 합의로 개정 되는 모습은 유토피아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일까요?
앞으로의 귀추가 더욱 주목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