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화재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에게 지급되는 방화복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검은색의 일반방화복이고, 다른 하나는 황토색 계열의 특수방화복이다.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반방화복의 경우 내열온도(제품이 파괴되지 않고 유지되는 한계온도)가 220℃에 불과한 반면, 특수방화복은 내열온도가 400℃에 달해 화재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능성이 2배 가량 차이 난다.

소방산업기술원의 열방호성능시험(열에 대한 방호능력 실험) 결과, 특수방화복은 성능값이 31.7인데 반해 일반방화복은 25.9에 불과해 기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방호성능이 30미만이면 화염이 최대치로 올라가는 플래쉬오버 상황에서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표1 참조>. 

<표1> 열 방호 성능 시험결과표-소방산업기술원

구분	TPP		Exposure Time	Exposure Energy		내열온도
	(W/㎤)	(㎈/㎤·s)		(W/㎤)	(㎈/㎤·s)
일반방화복	108.2	25.9	13.2	8.2	1.96	220℃
특수방화복	132.8	31.7	16.2	8.2	1.96	400℃

열방호성능 시험 결과 사진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일반방화복은 불에 의해 타서 쉽게 부서지는 반면(사진1, 좌측), 특수방화복은 어느 정도 열에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1, 우측). 실제 2009년 인천 대우일렉트로닉스 화재 현장에서는 일반방화복을 입고 진압에 나섰던 소방대원이 방화복 손상으로 2~3도의 화상을 입은 경우도 있다(사진2 참조).
                     (사진1) 열방호 성능시험 결과(좌-일반방화복, 우-특수방화복)


 

(사진2) 2009년 인천 대우일렉트로닉스 화재시 부상 소방대원 착용 일반방화복 잔해

기능성 떨어지고 내구연한 지난 일반방화복이 전체의 52%....그마저 부족
현재 전국 소방관서에 지급되어 있는 방화복은 총 6만882벌이다. 이 중 52%인 3만1,678벌이 일반방화복이다. 이마저도 모자라 기준 소요량을 못 채우는 시․도가 9곳(서울, 부산, 대구, 세종, 충남, 전남, 전북, 경북, 경남)에 이르고 있다. 특히 광주, 강원의 경우 일반방화복 비율이 각각81%, 84.2%에 이르고 있어 소방관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표2> 지역별 방화복 보유현황

 

지역	보유수량 (소요수량)	방화복 (보유수량대비)		과부족 (보유수량-소요수량)
		일반(검정)	특수(노랑)
서울	7,837(9,300)	2,707(34.5%)	5,130(65.5%)	-1,463
부산	3,816(4,371)	2,284(59.9%)	1,532(40.1%)	-555
대구	2,601(3,332)	1,561(60.0%)	1040(40.0%)	-731
인천	3,907(3,874)	1,917(49.1%)	1,990(50.9%)	33
광주	2,315(1,947)	1,876(81.0%)	439(19.0%)	368
대전	2,385(2,031)	1,617(67.8%)	768(32.2%)	354
울산	1,448(1,359)	623(43.0%)	825(57.0%)	89
경기	12,549(10,732)	6,150(49.0%)	6,399(51%)	1817
강원	3,096(2,607)	2,607(84.2%)	489(15.8%)	489
세종	160(235)	75(46.8%)	85(53.1%)	-75
충북	2,498(2,368)	708(28.3%)	1,790(71.7%)	130
충남	2,399(3,388)	1,586(66.1%)	813(33.9%)	-989
전북	2,770(3,388)	1,200(43.3%)	1,570(56.7%)	-618
전남	3,368(3,840)	2,108(62.6%)	1,260(37.4%)	-472
경북	4,259(5,173)	2,285(53.7%)	1,974(46.3%)	-914
경남	4,209(4,744)	1,781(42.3%)	2,428(57.7%)	-535
제주	1,265(1,130)	593(46.9%)	672(53.1%)	135
계	60,882(63,819)	31,678(52%)	29,204(48%)	-2937

이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반방화복이 대부분 내구연한이 지난 제품들이라는 데 있다.
특수방화복 보급 시점은 2010년이다. 방화복의 내구연한은 3년이다. 3년이 지나면 기능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2010년 특수방화복이 도입되고, 2010년 하반기에는 일반방화복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반방화복의 대부분이 내구연한이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소방방재청은 예산부족을 핑계로 일선 소방관들에게 부실한 장비만을 던져주고 화마 속으로 뛰어들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이다.

방화복 관리도 부실....화재에 사용된 방화복 일반세탁기로 빨아 재사용
화재가 일어나면 발화원인과 유형에 따라 각종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또한 방화복 자체가 기능성 의류이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소방국가에서는 방화복 관리를 위한 전용 세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방화복 세척 및 정비에 관한 기본적인 매뉴얼도 없다.
방화복 전용 특수세탁기를 보유하고 있는 시·도는 부산을 비롯한 8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보유대수도 19대에 불과한 수준이다<표2 참조>.
<표2> 방화복 전용 세탁기 보유현황

지역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강원	세종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보유대수	0	2	7	0	0	0	0	5	0	1	0	2	0	1	1	0	0

이런 이유들로 인해 대부분 소방서에서는 일반 세탁기를 사용해 방화복을 세탁·탈수 하여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방화복의 기능성은 현저히 저하될 것은 명약관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