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이선자 발행인

근로복지공단에서 중간간부로 근무하다 비리에 연루돼 해고된 A씨에게 어느날 보험사기를 주도한 전문 산재브로커 B씨가 접근, 축가상병승인 등을 부탁받는다. A씨는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근로복지공단 직원에게 청탁을 하고 댓가로 금품을 제공한다.
정형화된 교육용 샘플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해 검찰에 적발된 산재보험 비리 관련 사건의 전말이다. 보험금 지급과정의 허점을 노려 일부 브로커·공인노무사가 공단 직원과 결탁해 일으킨 사건이다. 사실 산재보험 관련 비리는 그 사건이 크고 작고의 차이일 뿐,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 참다못한 정부가 이같이 산재보험 비리 척결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비위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산재승인 처리 과정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함께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했다.
산재승인 및 수급과정에서 발생되는 부정부패와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기 위해 ‘산재보험 부정비리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 추진한다.
이 종합대책에 따라 최초요양부터 추가상병 및 전원요양까지 모든 과정의 승인 절차를 개선하고 장해진단 절차를 강화한다. 현재는 담당자가 단독 처리하던 단순사고성 재해의 경우도 앞으로는 팀단위에서 검토회의를 거친 후 승인여부를 결정한다.
산재 브로커, 공단 퇴직자 출신 노무사 및 전직 직원 등과 공단 직원간의 유착을 막기 위해 비위 정보수집 및 감찰 활동을 강화하고 내·외부 부정 비리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을 최고 1억원으로 3배 이상 대폭 증액, 비위사고를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비위행위에 연루된 공인노무사의 경우 영구적으로 등록을 취소하는 등 공인노무사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이례적으로 주무장관인 고용부장관의 강조멘트까지 덧붙여진 자료도 발표됐다. 방하남 장관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져온 산재보험 부정비리와 잘못된 관행들을 근절하고 관련 제도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감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종합대책과 주무장관의 멘트에서 뭍어나듯 정부의 산재보험 비리척결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다만 그 시행과 실천이 용두사미가 아닌,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