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안전학회(회장 안홍섭)와 산업안전상생재단(이사장 안경덕)은 지난달 4일 ‘전문건설업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현장 작동성 강화방안’을 주제로  제3차 건설안전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전문건설업 현장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정부와 원·하청이 함께 논의함으로써 실행 가능한 원·하청 상생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포럼은 산업안전상생재단이 주최하고 한국건설안전학회가 주관했으며, 고용노동부와 현대자동차그룹이 후원했다.
개회사에서 안경덕 이사장은 “오늘 행사는 두 기관이 협력해 건설업계 안전보건 역량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첫걸음을 내딛는 매우 뜻깊은 행사”라며 “앞으로 이러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국내 건설현장의 안전보건관리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경덕 이사장은 또 “전문건설업체들의 어려운 현실적 여건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사망사고율은 매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민간이 함께 나서서 대책을 강구하고 현장에 어떠한 장애요인이 있는지 파악하여 정부와 원·하청이 상생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보자고 한다”고 말했다.

안홍섭 회장은 축사에서 “전문건설사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주역이자 건설재해의 당사자이면서도 최근까지 각종 대책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다”면서 “공급 사슬망의 마지막 배턴을 이어받은 전문건설사는 모든 여건이 매우 취약한 실정으로,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의 확대 시행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안 회장은 “지난 제2차 건설안전혁신포럼에서도 이러한 전문건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전문건설사의 입장에서 위험성평가 등 안전활동의 실효적 이행방안을 공유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의 근본적 한계와 극복 방안까지 제시한 바 있다”면서 “오늘 포럼에서는 기존의 접근 방법을 뛰어넘는 진일보한 해결책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첫 번째 발제자인 삼호개발의 최웅길 부장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에 대한 장해요인으로 안전관리비 부족 및 예산 문제, 위험성평가 서류 과다, 관리감독자 안전보건특별교육 시간 과다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최웅길 부장은 소속 회사의 현장 사례를 들며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도급인의 안전관리비 법적 계상 요율 확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기관의 위험성평가에 대한 수사 및 기소 방향에 재정립 ▲복합공정의 관리감독자 특별안전교육 시간 단축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고용노동부 김진수 사무관은 전문건설업 안전관리 실행력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진수 사무관은 “중대재해처벌법의 핵심은 기업 스스로 경영책임자를 중심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하는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체계의 핵심에 대해 강조하고 중소건설업체의 이행방안을 설명했다. 이날 김진수 사무관은 건설업 분야의 안전보건관리체계 이행을 위한 컨설팅, 멘토링, 기술 및 재정 지원 등 정부의 건설업 안전보건지원사업을 알리며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경기대학교 건축안전공학과 오병한 교수는 전문건설업체의 안전관리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며 정부와 건설업 원·하청이 상생할 수 있는 3가지 모델을 제시했다. 오병한 교수는 첫 번째로 다양한 정부의 지원 사업을 전문건설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팀을 만들어 전문건설업체와 고용노동부 및 공단과의 가교역할을 하도록 하고, 공동안전관리자 제도를 건설업 분야까지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모델로 건설업 위험성평가에 핵심요인기술법을 적극 적용해 서류를 간소화시키고, 세 번째로 외부 전문 교육기관을 활용한 관리감독자 교육과 관리감독자 자격제 운영 등을 제안했다.
오병한 교수는 또한 상생협력모델을 법과 제도개선에 적극 활용하는 등 ‘법 한 줄 바꾸기 운동’을 제안하고, “세미나와 포럼에서 제안되는 우수한 아이디어들을 법과 제도개선에 적용한다면 건설현장의 안전제도는 현실화되어 사고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오병한 교수(건설안전학회 부회장)를 좌장으로, 각 전문가 패널 토론, 지정토론 및 참여자 질의응답 등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전문건설업 측 패널로 참석한 정재욱 교수(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현재 선진국 건설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외적인 제도가 됐으며 안전시설, 기자재, 점검 등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반영해 본 공사비의 일부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또 “전문건설업의 위험성평가는 현장의 일일 작업회의 등 실질적인 작업계획 수립활동과 연계해 작업회의 과정에서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는 과정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관련 정 교수는 건설안전 분야 선진국인 영국과 싱가포르의 경우 관리감독자 및 근로자의 안전보건교육을 외부 전문기관에서 이수하고, 2~4년 주기의 일정 기간마다 갱신교육을 받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 현장에 단기적으로 체류 및 근무하는 건설 근로자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건설업 안전보건교육 수행 주체의 개념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종합건설업 측 패널로 참석한 현대건설(주) 안전관리본부 채대병 안전기획팀장은 “건설업 특성상 하나의 프로젝트에 수십 개가 넘는 전문건설업체가 참여하는 하도급체계로 이루어져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원청사인 종합건설업체뿐만 아니라 하도급사인 전문건설업체의 안전관리 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채대병 팀장은 “최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건설업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기준 금액은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하다”며 현실화 방안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공동안전관리자를 개별현장이나 지역에 배치하는 방식보다는 전문건설업체 본사에 배치해 각 업체 현장의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방식이 전문건설업체의 안전보건체계 구축 및 이행을 위해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고 주장했다.
채대병 팀장은 “위험성평가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되려면 작업팀장의 역할과 작업 전 TBM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으며, 관리감독자 교육과 관련해서는 “싱가폴, 영국 등의 사례와 같이 고용노동부에서 인정한 교육기관에서 해당 교육을 이수 받고 갱신교육을 받는 형태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종합건설업측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HJ중공업 맹인영 상무(종합건설KOSHA MS협의회 회장)는 정부에서는 계약 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와 별도로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안전보건관리자 인건비(전문건설업 포함)와 화재감시자, 신호수 등에 대해 실 정산하는 등의 별도 계상과 정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맹인영 상무는 이어 “발주처와 종합건설업, 전문건설업이 한 현장에 존재하는 경우 여러 종류의 위험성평가 서류가 존재하므로 위험성평가 방법과 양식의 표준화도 필요하다”며, “관리감독자 안전보건교육체계를 기초안전보건교육처럼 정부에서 주관하고, 건설공제조합 등의 기관에서 출력관리, 퇴직공제부금 등의 사업과 연계·실시하고, 각 현장에서는 공사 특성에 맞는 안전보건교육만 실시하도록 한다면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문건설업 측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삼영기업 이상준 CSO(전문건설업안전보건협의회장)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실행력을 강화하고 전문건설업의 안전보건 인식개선 및 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현장 운영상 최소한의 인건비, 보호구 등 예산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준 CSO는 또 “위험성평가는 철저히 실행력을 기반으로 안전보건활동을 준수하도록 만드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실질적 위험에 대해 소통하고 인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상준 CSO는 “그러므로 TBM 활동 시 위험성평가 교육을 정기안전교육으로 일정 시간을 인정하는 것이 근로자와 소통하고 교육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라면서 “공정이 중복되는 안전보건특별교육 중에서 연관성이 있는 공종은 합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산업안전상생재단 이연환 전문위원은 “건설업 산업안전관리비 본래의 취지와 달리 고용노동부 고시한 인건비 부분을 각 부처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반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바, 이를 별도 계상해 안전인력 비용을 실질적으로 공사비에 반영하는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연환 전문위원은 위험성평가를 서류 중심에서 안전 활동 중심으로 개선하여 건설현장 리더와 하청사 작업반장, 관리감독자들의 역량을 높이는 소집단 교육훈련 안전 활동을 전방위로 활성화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이연환 전문위원은 또한 “관리감독자의 연간 기본교육을 우선순위로 이수하게 하고 이를 기본 공통교육으로 인정하여 법에서 제시한 해당 작업에 대한 안전보건특별교육 시간을 최소 단위로 이수 및 인정하는 방안, 그리고 직무교육으로 신규 및 주기적 재교육과 같이 교육이수 제도의 해외 교육사례를 참고한 교육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럼을 주관한 한국건설안전학회는 “이번 포럼은 전문건설업 안전보건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상생협력모델을 제안하고 이를 제도개선 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학회에서는 이번 포럼을 통해 법 한 줄 바꾸기 운동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사고 예방을 위해 논의된 아이디어와 제안들을 적극 검토해 법과 제도를 한가지씩 현실에 맞게 바꾸어 간다면 우리나라의 건설안전은 작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건설업과 정부 및 민간기관들이 협력하는 상생협력 모델이 어떻게 중대한 변화를 이끌 수 있는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