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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칼럼] ‘오송 참사’ 재조명긴급 상황 시에는 통제·대피 수단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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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27  09: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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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영 방재관리연구센터 이사장

‘극한호우’가 빈발하는 7월이다. 청주 궁평2지하차도 침수(이하 오송참사) 피해를 재조명해 본다. 필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25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 재난상황관리 베테랑이다. 축구, 농구로 얘기하면 골잡이다. 재난안전분야에는 동물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 극한호우: 1시간 누적 강수량 50mm 이상이면서 3시간 누적 강수량 90mm 이상인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거나,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2mm 이상인 기준을 충족하는 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매우 강한 비'라고 칭하는 것은 시간당 30mm였는데, 극한호우는 이에 2배가 넘는 비를 가리킨다.

7월 15일이면 오송 참사로 14명이 무고하게 희생된 지 1년이 된다. 지금도 오송 참사를 생각하면 어찌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마음이 어수선하다. 그간 지하차도 침수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가. 그럼에도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안전불감증, 작심삼일 등이 여전히 사회에 남아 있다. 행정당국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도 매일반이다. 

그간의 침수 사고를 살펴보자.
•2014년 8월 25일 시간당 130㎜의 비가 내려 동래구 우장춘로 지하차도가 빗물에 잠겨 70대 외할머니와 10대 손녀 등 2명이 침수된 차량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2020년 7월 23일 시간당 80mm 폭우로 왕복 2차로의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돼 50ㆍ60대 남성 2명과 20대 여성 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 30분경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읍 508번 지방도에 있는 궁평2지하차도에서 550여m 떨어진 철골 가교 끝의 제방 둑이 터졌고, 인근 미호강이 범람하면서 충청북도 추산 6만 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단 2~3분 만에 지하차도로 들어찼다. 이에 따라 오전 8시 40분경 터널 구간이 완전히 침수됐다. 2~3일에 걸쳐 5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음에도 심각성을 느끼는 전문가가 없었다. 

도로관리사업소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등을 분석한 결과, 급행버스 1대를 포함해 19대의 차량이 침수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CCTV에 잡힌 모습을 보면 버스가 바로 앞 검은 승용차가 낸 물 자국을 따라 미끄러지듯 지하차도로 들어간 뒤 터널을 벗어나려고 속도를 냈다. 트럭·승용차 등 10여 대도 앞서가는 버스를 따라 줄 줄이 지하차도로 들어갔다. 터널을 지난 버스는 경사로를 오르려 안간힘을 썼지만, 세찬 물살이 바퀴를 휘감았다. 속력을 잃고 주춤하는 사이 앞쪽 경사로에서 흙탕물이 폭포수처럼 밀려들었고 버스와 뒤따라오던 차들이 멈추면서 침수되었다. 행정당국 관련자 누구도 현장을 통제하지 않았다. 그나마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난간에 매달려 있었던 급행버스 승객 등 9명이 구조됐지만 차량 10여 대가 물이 가득 찬 지하차도 내에 있었다. 급행버스에 탑승했던 여성 생존자의 증언에 따르면 버스에 본인 외 승객 7명과 운전기사 1명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탈출에 실패한 탑승자 중에서 사상자가 대거 속출하여 인명피해가 컸다.

우장춘로·초량제2지하차도에서 인명사고 났을 때 정부에서는 호떡집에 불난 듯 얼마나 호들갑을 떨었는가. 그럼에도 더 큰 오송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던가. 오송 참사 원인은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다.
•건설 공사 중이라도 우기(6∼9월)에는 공사를 중단하고 재난에 대비하게 되어 있다. 더군다나 하천제방을 절단하는 공사를 했다. 사전 예방, 대비, 대응 전반에 걸쳐 관련 행정당국들의 부실한 대처가 가장 큰 문제였다.
•홍수경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충분히 지하차도를 통제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었는데도 재난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극한호우가 예보되면 관련 공무원, 지역 자율방재단원들을 위험지역에 배치했어야 했는데 시기를 일실했다.

관련자 문책은 어떤가. 시간만 끌면 세상에 묻혀 잊힌다. 국민의 관심도 무관심으로 바뀐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가 잊혀져 갈 무렵에 슬그머니 솜방망이 처벌이 나온다. 
초량1지하차도 사고와 관련, 공무원 1명 구속 기소, 10명이 불구속 기소되었다. 경각심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다. 오송 참사도 예외는 아닌듯하다. 수사기관은 이번 참사를 부실한 제방 공사와 관련기관의 안일한 대응에서 비롯된 인재로 규정하였다. 참사 후 1년이 가까워지도록 결론이 안 났다. 관련자들 모두를 재판에 넘겼다고 한다. 공직자는 국민의 인명과 재산을 각종 재난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책무를 망각하면 안 된다. 상벌을 엄격히 다뤄야 하는 이유다. 

우기가 코앞이다.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집중관리를 해야 한다.
극한 강우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펌프 시설, 자동 경보시설, 자동차단기 등) 설치로는 한계가 있다. 긴급 상황 시에는 통제·대피 수단을 써야 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여름철(5월 15∼10월 15일 기간에) 운영 기간만이라도 재난관리 공직자는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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