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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컬러 트래블<4>스카이는 블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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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29  14:5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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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서막을 알리는 6월. 꽃구경을 떠났던 인파가 슬슬 해변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해양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새롭게 부상하는 핫 플레이스를 검색하며 분주해진다. 다이버들은 그들만의 성지 순례를 떠나기 위해 일정을 검토한다. 집안 거실에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의 수영장 시리즈의 그림 한 점을 벽에 걸고 싶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블루로 채워진 풍경이 간절해지는 뜨거운 계절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스카이 블루의 위대한 탄생

우리가 만약 25억 년 전에 하늘을 올려보았다면 ‘스카이 블루'가 아닌 ‘스카이 오렌지'를 보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 공기는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질소, 시안화물, 그리고 메탄과 같은 증기와 유독한 안개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이었다. 지금도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의 대기는 산소가 채워진 것일까?

35억 년 이상의  화석기록을 보유한 시아노박테리아는 어쩌면 모든 지구 생명체의 조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의 대기가 형성된 것은 시아노박테리아가 광합성의 부산물로 산소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아노박테리아가 언제부터 얼마나 오랜 시간 산소 광합성을 해왔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25억 년 전 이전과 이후의 대기가 달랐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시아노박테리아의 광합성은 25억 년 전 이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무엇보다 시아노박테리아가 지구 생명체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대기 질서를 유지시키고 지구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게 한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언어학적 기원에서 보면 블루는 생일이 늦은 편이다. 브렌트 베를린과 폴 케이는 컬러 용어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연구했는데, 그들의 저서 ‘기본 컬러 용어 Basic Color Terms’(1969)에 따르면 문화는 컬러 용어들을 예측 가능한 순서로 발전시킨다고 한다. 컬러에 대한 용어보다 빛과 어둠에 대한 용어들이 먼저 나타난다고 한다. 컬러 중에서는 빨간색에 대한 용어들이 가장 먼저 등장하고, 녹색이나 노란색에 대한 용어들이 다음에 생겨난다. 파란색에 대한 용어들은 가장 마지막에 생겨난다고 한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파란색에 대한 용어는 녹색과 같은 단어에서 유래되었고, 두 색은 종종 같은 색의 음영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검은색이나 어두운색을 가리키는 단어에서 유래되기도 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우리가 현재 파란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녹색이나 회색의 색조를 언급하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파란색이라는 용어는 가장 나중에 생겨났다.

스카이 블루의 탐험가, 소쉬르

사실 하늘은 특정 컬러가 아니라는 것을 요즘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처음 하늘의 컬러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스위스의 과학자 오라스 베네딕트 드 소쉬르(Horace-Benedict de Saussure, 1740~1799)다. 
          

   
 

그는 하늘의 컬러에 대한 연구를 하기 위해 몽블랑에 여러 번 올랐다. 하루 중 다른 시간과 다른 날씨와 다른 고도에서 관찰한 것을 기록했다. 일련의 종이를 여러 단계의 블루로 칠한 후 판지에 붙이고는 화이트에서 블랙에 이르는 단계를 순차적으로 배정해 하늘의 컬러을 측정할 수 있는 ‘시안계cyanometre’도 만들었다. 자신이 만든 시안계를 하늘에 대고 하늘의 컬러를 반복적으로 기록하며 고도가 높아질수록 연한 파스텔블루는 점점 더 진해지고 어두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760년 소쉬르는 더 높은 고도에 도달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몽블랑의 정상에 오르는 방법을 찾아내는 모든 사람에게 상을 수여했다. 그의 나이 겨우 20살이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몽블랑의 정상에 오른 것은 1786년 8월 3일, 47세가 되던 해였다. 산악전문가, 의사, 사냥꾼들의 도움으로 그곳에 오를 수 있었다. 19세기 초에는 유인비행으로 몽블랑의 정상 높이까지 오를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등반 외에는 높은 고도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1787년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산인 몽블랑의 높이를 정확하게 측정한 최초의 사람이 되었다. 소쉬르의 알프스 탐험은 기압계와 온도계를 개발하도록 이끌었고 대기 광학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의 기초를 마련해 주었다.

1860년대에 이르러서야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진정한 원인이 밝혀졌다. 영국의 물리학자 존 틴달(John Tyndall, 1820~1893)이 처음 설명했다. 그는 빛이 다양한 물질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다. 수증기로 채워진 튜브에 광선을 통과시켰고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틴달은 햇빛이 지구 대기에 들어갈 때 공기 분자가 더 긴 빨간색 파장보다 더 짧은 파란색 파장의 빛을 산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세기 후반 이 현상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던 영국의 물리학자 로드 레일리(Lord Rayleigh, 1842∼1919)의 이름을 따서 Rayleigh 산란이라고 한다. 오늘날 레일리 산란은 일출과 일몰 동안 하늘이 붉게 보이는 이유와 하루 종일 하늘의 색상이 변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스카이 블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 사람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화가 ‘이브 클랭(Yves Klein, 1928~1962)’을 넘어선 사람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니스 해변에 누워 오른손을 들어 올리고 창공에 자신의 이름 아홉 글자를 서명했다. 하늘에 대한 소유욕이 몹시 강해서 날아가는 새에게도 화를 낼 정도였다고 한다.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의식儀式이었지만, 자신의 블루에 대한 집착을 좀 더 진지하고 구체적인 퍼포먼스로 발전시켰다. 1960년에는 특허 안료 ‘International Klein Blue’(IKB)를 출시해 블루에 대한 집념을 보여주었는데, IKB 개발은 그가 보여준 일련의 퍼포먼스 중 하나였을 뿐이다. 
우린 이브 클랭처럼 ‘스카이 블루’에 집착해야 할 때다. 하늘은 이따금 ‘스카이 오렌지’로 변하며 심각한 대기오염 수준을 보여준다. OECD 38개국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나라에 살고 있지만, 어느새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일은 당연한 일상이 되어가고 있고 무감각한 현실이 되어 버렸다. 공기정화기를 사용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는 ‘스카이 블루’를 유지할 수는 없다. 대체 어떻게 해야 ‘스카이 오렌지’를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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