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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설문수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장“답은 현장에… 현장 변화없이 사고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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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26  17: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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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2,927개소의 사업장에 101만6,270명의 근로자가 종사하는 곳.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가 관할하는 구역이다. ’88년 12월 인천지도원으로 출발해 현재는 85명의 직원이 인천의 8개구 2개군과 경기중부지사, 고양파주지사, 경기북부지사를 관할하며 사업장의 안전보건 체계구축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금년 초 새로 부임한 설문수 인천광역본부장으로부터 금년도 안전보건 활동과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준비 및 활동 등을 들어봤다.

   
▲ 본지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설문수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장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에 대해 개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전보건공단 인천광역본부는 ’88년 12월에 인천 서구 가정동에 인천산업안전기술지도원으로 개원해 몇 번의 개명과정을 거쳐 2020년에 인천광역본부로 승격돼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조직은 경영교육센터 등 3개 센터와 안전보건체계지원부 등 4개 부서 그리고 안전문화팀의 3센터 4부 1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직원은 85명입니다. 관할 구역은 인천광역시의 8개구 2개군이며, 경기중부지사, 고양파주지사 및 경기북부지사 관할지역 사업장의 안전보건 체계 구축 지원과 사고조사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천광역본부가 관할하고 있는 지역은 산업안전보건상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요.
인천광역본부 관할구역은 금년 3월 기준으로 14만2,927개소의 사업장에 근로자는 101만6,270명입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사업장이 2만4,852개소(17.4%), 건설업이 1만3,003개소(9.1%) 그리고 기타업종이 10만5,072개소(7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동산단, 부평산단 및 주안 산단 등 오래전에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와 송도지구, 청라지구, 검단 신도시 등의 신규 택지개발과 구도심의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사고예방과 근로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역할과 책임이 막중합니다.
인천지역의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46명으로 ’21년의 40명에 비해 6명이 증가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23명(50%), 기타업종 15명(33%), 제조업 8명(17%)의 순으로 발생했습니다.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인천지역도 업종은 건설업에서, 규모는 50인 미만 사업장과 50억 이하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 형태는 떨어짐과 끼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편입니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이동식 사다리 작업중 떨어짐으로 인한 사망자가 8명으로 건설업 전체 사망자(23명)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며, 제조업의 경우 LOTO(Lock-Out Tag-Out) 미실시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습니다.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한 작업은 매우 위험한 작업입니다. 그런데도 이동식 사다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작업 도구이다 보니 그렇게 여겨지지 않나 싶습니다. 이동식 사다리를 이용한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2인 1조로 작업하고, 사전에 작업계획을 세우고, 안전대와 안전모 등 적절한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며, 작업자에게 아동식 사다리 작업과 관련한 위험성과 안전한 작업방법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제조업 사업장에서 많이 발생하는 끼임 사고는 기계설비의 유지·보수 작업시 LOTO 조치만 잘하더라도 상당수의 사망사고는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남동공단의 한 사업장에서 작동이 멈춘 기계를 점검하다가 끼임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기계나 설비가 고장으로 작동을 멈춘 때에는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관계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전원을 켜지 못하도록 잠금장치를 설치해야 합니다. 끼임으로 인한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LOTO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금년 초에 인천광역본부장으로 부임하셨습니다. 본부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에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로드맵의 핵심 내용은 사업장에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2026년까지 사고사망만인율을 OECD 평균 수준인 0.29까지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인천광역본부는 이를위해 금년에 네 가지 전략으로 산재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전략은 사고사망 감축을 위한 선택과 집중입니다. 정부의 로드맵에 언급돼 있는 3대 사고 유형, 8대 유해·위험요인 관리에 집중하되, 특히 우리 지역에서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동식 사다리 작업과 기계설비의 유지·보수 작업시 LOTO 등 안전절차 준수 풍토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최근 떨어짐과 끼임 재해예방을 위해 건설업 및 제조업 전문가로 안전자문단을 구성했으며, 이동식 사다리 작업 중 떨어짐과 기계설비의 끼임 재해 예방을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위험성 평가 중심의 자기규율 예방체계 조기 정착입니다. 위험성 평가는 근로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현장에서 위험을 직접 마주하고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현장의 문제점과 기계설비의 상태 그리고 그 위험성을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근로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위험성 평가의 현장 작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작업 시작 전 그리고 작업 종료 후 TBM이 조기에 정착되도록 집중 지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연계와 협업입니다. 위험성 평가 컨설팅, 안전보건 체계 구축 지원 및 재정지원 등의 핵심 사업을 연계 추진해 시너지가 나도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부를 중심으로 지자체, 민간기관 및 공단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협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안전문화 확산입니다. 안전의식 개선과 안전문화 확산은 정부가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의 핵심 추진과제 중 하나입니다. 지난 3월 15일 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저희 인천광역본부는 인천지역 42개 유관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안전 대한민국, 인천에서부터’라는 슬로건으로 인천지역 안전문화 실천 추진단 발대식을 개최하고, 지역축제 등과 연계해 다양한 안전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안전을 공부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안전교육은 우리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미국의 산업안전보건법 체계는 연방의회에서 제정한 산업안전보건법(OSH Act), 연방정부의 규칙 및 각 주의 법(State Law)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주는 연방의 법과 규칙을 그대로 준용할 수도 있고 따로 제정할 수도 있는데 별도로 제정하는 경우 연방에서 정한 기준과 같은 수준 이상이어야 하며 연방정부로부터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의 산업안전보건법에 사업주는 법령에 따라 제정된 안전보건관련 기준(standards)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사업주나 근로자 등의 교육 또는 훈련과 관련된 사항은 각각의 기준에 포함돼 있습니다. 교육은 주로 직업안전보건청(OSHA)의 승인을 받은 OTI(OSHA Training Institute) 교육센터가 담당하며, OTI 교육센터는 근로자, 감독관 및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합니다. 따라서 안전보건 교육체계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전 일이지만 미국의 타워크레인 교육 기관에서 2박 3일 과정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꽤 비싼 비용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국의 교육 수수료 체계에 대해 상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교육 기관들은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사업주는 질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기관을 선택하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안전보건공단에 재직하는 등 안전보건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계신데, 안전 전문가로서 국내 안전보건 수준을 평가해주십시오. 
’93년 3월에 공단에 입사해 벌써 30년이 지났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산업안전 업무를 수행해 왔음에도 제가 생각하는 안전은 ‘어렵다’입니다. 그 이유는 산업재해는 물리적 환경, 작업자의 행동, 조직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라는 말을 듣기에 제 역량이 아직 부족함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비록 최근 몇 년간 사고사망자 수가 정체되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안전보건 수준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높아졌습니다. 정부와 안전보건 관계자 그리고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장에서 안전은 안전부서 담당자만의 업무로 인식되고 있고, 안전은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안전보건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전보건 주체들이 모두 함께하고 안전은 투자라는 인식이 확산되어 안전문화로 정착될 때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내년부터 소규모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 앞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인천광역본부는 이와 관련 어떤 준비와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주십시오.
내년부터 새로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 미만의 건설공사 현장에서도 최근 선고된 중처법 첫 판결결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천광역본부는 안전보건 개선 역량이 부족하고 재정적 여건으로 인해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공단과 민간기관 위탁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컨설팅의 핵심 내용은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된 핵심 7개 요소의 구축·이행을 통해 사업장에 위험성 평가 기반의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조기에 정착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컨설팅을 수행하는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내외 전문가를 초빙해 매월 역량강화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전보건에 대한 본부장님의 신념이나 철학에 관해 말씀해주십시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일도 실제 해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울 때 쓰는 표현입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안전은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는 사회구조, 환경, 장비, 기술 등이 훨씬 더 복잡해지고, 많은 것들이 여유없이 빠듯하게 구조화되어 돌아가고 있습니다. 
간혹 안전을 쉽게 생각하는 분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작업자들이 안전 수칙만 잘 지켜도 사고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운이 좋아 사고는 막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운이 지속되리라고 아무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안전은 사람, 예산, 조직, 규정, 절차 등 세부 사항까지 촘촘히 살피는 안전보건관리 시스템이 구축·운영될 때 가능하며, 운영상 나타난 문제점을 계속해서 개선·보완해 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때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은 훨씬 더 높아질 것입니다. 
저는 ‘안전의 답은 현장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더라도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사고는 막을 수 없습니다. 사고는 현장에서 발생하고 위험의 대부분은 현장에 있으며 그 위험을 마주하고 일하는 사람은 근로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안전보건 수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경영층의 안전보건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관한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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