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가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 층이나 고객 층이 알아야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제품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해당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화학물질로 제조되는 제품을 만드는 근로자에게도 해당 화학제품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화학제품을 다루는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다루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sheet(물질안전보건자료 대상물질을 구성하는 화학물질 중 분류기준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의 명칭, 함유량, 배열구성 등)를 공개할 경우 기업의 주요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비밀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다보니 주저하기 십상이었고, 산업안전보건법에 공개 의무규정을 두는 입법 개정에 대하여 입법적 저항도 심하였다.

2. 그럼에도 2018. 12. 27.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추진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작업(2019. 1. 15.)에서 근로자 등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화학물질을 제조, 수입하는 자에게 물질안전보건자료, 일명 MSDS를 해당 물질을 양도받거나 제공받는 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외,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도 제출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2021. 1. 16.부터 시행되었다. ILO의 화학물질조약(제170호 조약)에서는 CSDS(Chemical Safety Data Sheet)라는 용어로 사용되는데, 이는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 물질을 취급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하며, 근로자의 안전 및 건강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화학물질을 국가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3. 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은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의 영업비밀이 경쟁사에게 공개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고, 영업비밀성의 특징상 당해 기업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공개시 비밀성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측면이 즉 헌법상 재산권(헌법 제23조)에 대한 제한이 존재하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해당 기업이  화학물질의 구성 등을 제공하는 것이 영업비밀과 관련된다는 점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소명하여 승인을 받는다면, 화학물질의 명칭 및 함유량을 물질안전보건자료에 적어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도록 규정하여 재산권의 중대한 침해 여지를 피하였다.

3. 본 필자도 2020년경부터 기업들의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에 관한 민형사 소송들을 많이 담당하고 있던 차에 화학물질을 제공하는 담당 대기업으로부터 영업비밀성에 대한 법적 보호를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상 위 의무규정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문을 요청받은 적이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위 제공의무는 기업별로 기업의 기존 제조, 수입하고 있는 화학물질 또는 이를 함유한 혼합물의 제조 및 수입량에 따라 유예기간을 두어 그 제출시기가 달라지게 되어 있었고, 2026. 1. 16.경 유예기간이 지나면 대한민국의 모든 화학물질을 제조, 수입하는 기업들이 위 규정에 따라 제출의무를 가지게 되어 먼저 적용되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대기업 위주로 대응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기업들이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되는 산업자산인 영업비밀성을 인정받기 위해 최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제출하지 않는 방법을 위한 정리된 가이던스와 제공하더라도 핵심 화학물질의 명칭과 함유량 등을 우회하여 재정리하는 방법 등을 논의하였고, 가이드라인을 정하여 어느 수준까지 공개하여 제출할 것인지를 논의되었다. 지금은 위와 같은 기업들에서도 MSDS의 기본 취지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기업 자신의 핵심 기술인 구성 화학물질의 명칭, 구성, 함유량 등 영업비밀을 지키기 위해 방어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4. 현재 기업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여 화학물질 취급 근로자가 쉽게 보거나 접근할 수 있는 대상 화학물질 취급작업 공정 내, 안전사고 또는 직업병 발생 우려가 있는 장소, 사업장 내 근로자가 보기 쉬운 장소에 1) 제품명, 2) 건강 및 3) 환경에 대한 유해성, 물리적 위험성 등을 게시, 비치하고 점검해야 한다. 위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되는 기존 화학물질 제조량이 큰 기업들은 위와 같은 상세 내용의 물질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교육까지 하는 등 만전에 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위 MSDS 제출의무 제도가 대규모 수출과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대기업 위주로 적용되어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기업들에서는 제도적 취지나 그와 관련된 절차 등을 알지 못하여 종종 과태료 처분을 받고 있다. 
5. 기업은 자신이 취급하고 있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게 되는 부담이 있지만,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근로자는 직접적으로 건강상 장해를 입을 상황에 항상 노출되어 있게 되어 헌법상 근로권(헌법 제32조)을 침해받을 수 있다. 또한 이는 근로자 내지 고객들의 알권리이기도 한 만큼 기업들은 MSDS에 대해 절차를 파악하여 지키되 자신의 권리도 알고 따라야 할 것이다. 기업도 자신의 핵심 자산인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들을 비밀유지를 하면서 영업비밀로서 관리해야 그만큼 법적으로 보호되는 재산권인 만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의 핵심 주요 자산으로서 기본권이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할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영업비밀성과 비밀관리성에 대해서도 기업이 공적 목적으로 MSDS 제출의무를 지키고 있는 이상 경쟁사에 그 정보가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 산업안전보건법상 법적 의무를 지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위 요건들을 기존의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 판례와는 다르게 일부 완화하는 법리로서 그 영업비밀성으로서 기업의 권리를 지켜주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있다면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위 제도적 보완이 입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기업도 자신의 재산권이 위협받는다고 하더라도 회복탄력성을 배워 기업이 한층 성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