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19 대유행은 위생과 관련한 안전의식의 중요성에 새로운 차원의 경각심을 불러왔다. 그중  감염을 예방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손 세정제가 모든 일상에 출현하고 손 씻기가 어느 때보다도 독려되면서 ‘손’은 감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세상을 뜨겁게 달구며 급부상하였다. 그로 인한 인식은 개인만의 위생이나 안전의식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통해 일어났던 많은 행동 양식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손과 손을 통해 전하던 악수 그리고 몸을 밀착하고 손을 사용하는 포옹과 같은 인사법이 있었다. 따라서 한동안 손바닥이나 손이 부딪치지 않는 대안 인사법들이 모든 문화권에서 유행하기도 하였다. 
우리와 항상 함께 하기에 그 중요성을 간과하기 쉬운 우리의 손, 그 손에 관한 내용을 이번 호에서는 다루려 한다. 우선, 손의 기능을 다섯 가지 범주로 살펴보면,
첫째, 감염이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매체 기능이 있다. 
손은 문고리, 핸드폰과 같이 생활환경에서 자라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표면과 접촉을 통해 스스로나 상대방에게 병원균을 옮겨질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기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안전 대처관리 기능이 있다.
위험물을 다루거나 낙상에 대응하거나 혹은 누군가를 도와야 할 경우, 우리의 손은 지지대나 완충 역할을 하게 된다. 
셋째, 비언어성 의사소통 기능이 있다. 
청각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수화를 통하여 그들의 언어를 표현한다. 그 외에도 우리의 손짓은 다양한 모습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군인들은 거수경례를 하며 충성과 단결이라는 의사를 표명한다. 우리는 모임이나 회의에서 손을 위로 들어 올리며 동의나 의견이 불일치함을 밝히기도 한다. 운전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동안에도 운전자들은 종종 방향 전환이나 정지신호와 같은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손을 노출하여 신호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손으로 그들의 의사나 태도를 나타냄으로써 서로의 약속된 의도를 쉽게 이해시키고 그에 대응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넷째, 감정 표현 기능이 있다.
멀리서 손을 흔들며 반가움이나 아쉬움을 나타내는 모습,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주먹을 쥐는 모습, 그리고 두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모습 속에는 사랑이나 애정을 담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리고 우리가 누군가의 어깨에 손을 올려 가볍게 두드리는 행동에는 상대를 지지하고 격려하고 있음을 표현하려 하는 것이다. 손의 이 기능이 바로 사회구성원으로서 강력한 유대와 건강한 관계를 돕는 하나의 핵심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다섯째, 작업 수행기능이 있다.
아이 안아주기, 요리하기, 악기 연주하기, 정원가꾸기 그리고 글쓰기 등과 같이 일들은 늘 우리의 손과 함께 한다. 소소한 일상부터 산업현장에서 기계와 장비를 다루는 전문적인 작업들까지 그 일련의 모든 일들을 손의 도움 없이 행한다는 것은 결국 그 작업은 불가능해지거나 또는 큰 도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살펴본 바와 같이 손은 우리를 대표하는 신체기관으로서 고유한 능력과 풍부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오른손과 왼손 중 전 세계인의 대다수인 90%가 주요 활동에 오른손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도 많은 문화권에서는,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오른손을 순수, 청결 그리고 권력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왼손을 더럽거나 불순한 것 그리고 열등한 것과 연관하여 다루기도 한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대륙의 대다수의 나라들 그리고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는 왼손으로 식사를 하거나 명함을 건네거나 악수를 하는 것을 터부시하고  있다. 성경, 불경, 그리고 쿠란과 같은 경전들에도 왼손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구절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럼 왜 대다수가 오른손 사용을 더 선호하는가? 그 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신체적, 유전적, 문화적인 범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중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인간의 신체 구조적 측면에서 설명하겠다. 그 양상은 우리의 뇌구조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로 나누어져 각각 다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좌뇌는 주로 분석적, 계산적, 언어적 업무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담당하고 오른손을 포함한 몸의 우측과 이어져 작동한다. 반면에 우뇌는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업무 그리고 감정, 경험지향적인 기억를 담당하고 왼손을 포함한 몸의 왼쪽에 이어져 작동한다. 그 이유는 바로 뇌의 신경이 각 위치의 반대쪽 몸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대측성 통제(contralateral control)라고 한다. 그럼 오른손을 사용한다면 좌뇌가 활성화될 것인데 바로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이 언어 처리 기능과 미래지향적인 사고이다. 인류에게 있어서 문명의 진화 과정에서 가장 큰 생존 수단은 의사소통에 있었고 거기에 더해 인류는 성장하고 발전하려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더하여 왔다. 주요 두기능의 견인으로 인간의 좌뇌는 더욱 활성화하였을 거고 그로 인하여 오른손의 기능 또한 점진적으로 강화되었다고 본다. 한 손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다른 손보다 숙련되어 더 많은 작업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은 명백한 일이기에 그로인한 학습이 누적이 되면서 유전적으로도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보다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통해 오른손과 왼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충분히 인지한다면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이나 산업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 잘못된 의사전달, 감염, 사고와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체적 특성, 유전적 특성 그리고 문화적 배경으로 인하여 탄생한 오른손잡이의 수가 현저히 앞서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할 점들이 있다. 왼손과 오른손 각각의 기능과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우열을 두어 인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좌측과 우측 손, 각각의 역할을 명확하게 반영하는 타 문화를 만나면 손을 사용하는 데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도적인 손과 그것을 보조하는 손을 사용하는데 있어 개인차가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 10%의 왼손 주 사용자들을 마주하게 되면 상대가 틀린 손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능을 활성화하는 손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그 경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손 모두 동등하며 소중히 인정되어야 한다. 포옹은 서로 밀착한 몸에서 전해지는 온기만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 더해 우리의 등 뒤에 놓인 상대방의 오른손과 왼손이 함께 토닥이는 그 작은 움직임에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두 손에 담긴 위로와 격려가 더욱더 그리워지는 위드코로나와 함께하는 퍽퍽한 일상속에서 더욱더 분주해진 나의 두 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