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선 한보총 회장이 합동분향소 앞에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정혜선 회장은 방명록에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안전 관련 단체의 성명서와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안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이태원 압사 ‘사고’를 정부의 관심 부족, 관리 조치 미비에 따른 총체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안실련은 “헌법 제34조에 명시된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국가의 책무를 방기한 자에 대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혀 응분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용산구청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치를 다했는지 특별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실련은 특히 “정부가 이 사고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안전을 소홀히 한 책임소재와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 등 이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후 약방문식의 임시 방편이 아니라 축제, 공연행사장 안전관리 실태를 철저히 진단하고 관련 법·제도의 정비, 대응매뉴얼 보완, 전문인력의 확충, 실전 같은 교육과 훈련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안실련은 또한 “안전은 말이 아니라 행동과 실천이다. 사고 나면 뒷북 대응이 아닌 예방적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민과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면서 “안실련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안전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정부를 모니터링하고 관련 법 정비 등 후속 조치가 철저히 진행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요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대한민국안전사회연구회(이하 안사연)와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이하 한보총)도 지난달 14일 이태원 참사 관련 국민의 안전권 보장과 안전우선 정책 시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안사연과 한보총은 “지난 10월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희생당한 분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부상자들의 쾌유와 참사를 목격한 사람들의 심리적 회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특히 현장에서 활동한 의료진, 소방관, 경찰관들과 부상자를 도운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안사연과 한보총은 성명서에서 “정부 지침을 잘 따르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성실한 시민들로서 사전에 안전수칙이 충실히 안내됐다면 이번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정부가 사전대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고, 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엄청난 참사가 발생했다”면서 “참사로 인한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도 했다.
안사연과 한보총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함을 지적하고, 반복적인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4가지 방안을 제안해왔다. 
4가지 방안은 ▲안전은 규제가 아니라 경제이며, 안전이 지켜지지 않으면 엄청난 손실을 가져오므로 국가에서 정책과 제도를 추진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정부의 안전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본부를 안전재난관리청으로 승격하여 종합적인 안전재난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안전보건 전문인력이 체계적으로 양성될 수 있도록 대학의 안전재난 관련학과를 확대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 ▲안전민감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예방적 안전문화를 조성하여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사전예방이 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이다. 
정혜선 한보총 회장은 “사람이 우선인 나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정부와 기업, 관련 기관에서는 안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모든 사업을 추진할 때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 요청했다.
한국시스템안전학회도 이사회 명의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제언 형태의 자료를 발표했다. 시스템안전학회는 “2022년 10월 29일 밤에 이태원 거리에서 젊은이들의 꽃다운 삶을 앗아간 비극적 사고가 발생했다. 젊은 영혼들의 안식을 빌며 가족들에게 마음깊이 위로를 보낸다”면서 “학회는 이 사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처가 보다 원숙하고 근본적인 실효성이 있기를 바라며 몇가지 방향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시스템안전학회가 제시한 근본적인 대처 방향은 ▲감정적인 ‘가해자 찾기’는 안전문제 해결에 역행하므로 지양 ▲이번 사고도 일회적이고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었음을 깊이 성찰 ▲사회 안전을 위해서는 제도화된 전략 수립 작동 ▲위험의 예상과 대처도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런 일을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의 문제 ▲안전리더십과 위기 대응의 전문성 확보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책임과 거버넌스 수립 ▲비정치적이고 전문적인 사고조사 촉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