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지역은 ‘여수’, 내용은 ‘폭발사고’였다. 구미 불산누출에서 시작된 화학물질 관련 안전사고가 염산과 삼성전자에 이어 지역과 내용만 변화할 뿐 그칠 줄을 모른다. 더욱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출범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채 한달도 되기 전에 대형사고가 터져 충격은 배가되고 있다.

여수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달 14일 저녁. 전남 여수산단내 대림산업 여수공장에서는 고밀도폴리에틸렌 저장조(SILO) 폭발사고가 일어나며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안전불감증에 의한 대형 인재였다.

사고가 발생하자 대림산업 박찬조 대표이사는 현장 브리핑실을 찾아 유감의 뜻을 표하고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이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후였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또다시 집중되고 있는 사안이 정부의 형식적 지도감독 및 ‘사업주 처벌 및 책임 강화’다. 노동계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사안이지만 사업주 처벌은 고사하고 ‘솜방망이 처벌’만 되풀이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 과정에서 지금도 안전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노총은 성명서를 통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사고를 막고 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업주의 처벌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러나 사법부와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기업 및 사업주에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노동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사업주의 의식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며, 안전불감증이 팽배해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노동자의 산재사망과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등 강력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한발 더 나아가 산재사망 기업을 강력히 처벌할 수 있도록 ‘기업살인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직접 ‘유독성 화학물질 누출 사고 예방’과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사고의 예방’을 주문한지 채 열흘도 안 된 시점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