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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현길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취급시설 안전관리’ 분야 특성화대학원 지정·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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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28  15: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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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과 대학원에 안전보건 관련 학과 개설 및 운영이 지속 확대되고 있는 모양세다. 국공립·국책대학은 물론 사립대도 가세하며, 안전보건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안전보건 관련 학과를 소개하는 특별인터뷰 코너를 마련했다. 그 두 번째 순서로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권현길 교수를 만나 학과 소개 및 비전을 들어봤다. 

   
▲ 본지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권현길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교수

한국교통대학교 화학물질 안전관리 특성화대학원 전담교수로 재직중이신데, 특성화 대학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내에서 화학물질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고자 많은 제도를 추진해왔으나 2012년 9월 27일 구미에서 불화수소가 누출되어 관련 사업장의 근로자 5명 사망, 18명 부상과 소방관, 경찰, 주민 등 1만2000여명 병원 검사 및 치료, 가축 및 농작물 전량 폐기 등 380억원 보상금이 지급된 국내 최대 피해의 화학사고가 발생되어 인류 최악의 화학사고로 일컬어지는 인도의 보팔사고를 떠올리게 됐으며, 화학사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환경부장관의 사과와 관련자 문책은 물론 국가적 대응 실패에 따라 대대적인 제도개선이 추진되고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 화학물질관리법으로 전면 개정됐습니다. 또 환경부 산하에 화학물질안전원 설립과 정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던 화학사고 담당 인력을 지역별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로 통합 운영하는 등 하드웨어적인 개선이 추진됐습니다.
그러나 화학사고예방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 전문가의 인력풀(Pool) 측면에서 정부, 민간단체, 사업장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으로 근본적인 화학사고 예방의 기반 조성을 위해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됐습니다.
따라서 환경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화학물질 안전관리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수립,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 1차 시행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이며, 석·박사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화학물질 안전관리 특성화대학원’을 국내 7개 대학에 3개 분야(유해성 시험, 유·위해성 평가관리, 취급시설 안전관리)를 지정해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통대학교는 ‘취급시설 안전관리’ 분야의 인력양성기관으로 지정됐고 저는 2021년 말 전담교수로 채용돼 그 소임을 맡게 됐습니다. 이 사업은 국가적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몸담고 계신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에 관해서도 개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학교를 소개하기 전에 국내 안전분야의 여건 등을 설명드리면 한국은 1960년대 말부터 1980대 말까지 급격한 산업화로 경제는 발전했지만 많은 사고로 인한 근로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성장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따라 정부에서도 우리 사회의 심각한 안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87년 산업안전보건법을 근로기준법으로부터 분리, 제정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에 따라 관련 분야의 인재 양성이 요구되고 있었고 사회적 문제를 우선 해결할 책임이 있는 국립대학으로서 한국교통대학교는 1989년도에 안전공학과를 개설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33년 동안 학사, 석·박사를 교육·배출했으며, 산업재해예방 초기부터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화학물질을 제조, 취급하는 사업장이 충청권 내에 신설 또는 이전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로 화학사고 예방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수요도 높아지고 있어 ‘화학물질 안전관리 특성화대학원’ 인력양성 사업참여는 물론 글로벌융합대학원 내에 공정안전학과를 두고 인근 중견 사업장의 종사자에 대한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여 지역사회 기여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특성화대학원에서 어떤 분야의 강의와 역할을 맡고 계신지요. 
한국교통대학교는 ‘취급시설 안전관리’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화학물질 안전관리 특성화대학원’으로 화학사고 안전관리를 위해 크게 ▲근원적 안전기술 ▲설비 신뢰성 ▲사고조사 및 대응 ▲반응성 등 기초연구 4개분야에 12개과목으로 교과목을 편성·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화학물질의 반응 등 특성에 대한 이해와 화학설비의 근원적 안전확보를 위한 기술 등을 중심으로 화공안전공학특론, 화학시설안전특론, 휴먼에러 및 시스템안전 등 공정안전분야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년이상 안전보건공단에 재직했으며, 이중 15년 가까이 교육원 교수로 강의해 오셨습니다. 교육원 재직 시 주요 강의내용 및 주요 업무에 관해 말씀해주십시오.
안전보건공단 교육원 재직 시 제가 맡았던 분야 역시 화학물질 누출, 화재폭발 등과 관련된 분야에 대하여 강의, 교재 집필, 이러닝컨텐츠 제작, 실습실 구축 등의 업무였습니다. 주요 강의는 공정안전과 관련한 PSM 자격 5개과정과 공정안전성과평가 등 PSM 지원 2개과정을 담당했으며, 그 밖에 연구실험실 안전의 화학안전분야, 압력용기검사원 과정 등 화학물질에 의한 사고예방 분야를 중심으로 강의 등의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물류센터 대형화재 예방과 관련, 샌드위치 패널, 우레탄폼 등 가연성 재료 사용금지 및 난연성 재료 사용을 주장하셨는데, 교수님께서는 진단하시는 물류센터의 대형 화재 예방 대책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심각한 사망사고를 유발하는 물류센터 사고는 신규 설치, 보수작업 등을 가리지 않고 연례 행사처럼 빈번하게 발생하고 결국 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패널 내부 단열재와 관련한 문제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현재 단열공사의 안전관리는 용접, 용단 등 점화원 관리 또는 가연물 분사 시 환기 관리에 의존하는 방법으로 사업장은 실행하고 있고 행정기관도 해당 방식으로 제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사고가 발생했던 이천냉동창고 사례를 보면 냉동창고 대부분은 반지하형태로 설치되고 내부 공간은 가로, 세로로 매우 길고 넓습니다. 또 용도별 실을 별도로 구획하기 때문에 만약 각 실에서 뿜칠 방식으로 단열공사를 할 경우는 출입측과 멀어져 일반 환기설비로는 배기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큰 용량의 배기설비를 설치하더라도 작업자가 팬으로 빨려들어 갈 우려가 있는 등 현실적으로 작업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공사과정에서 사고 없이 준공된 물류센터나 고양버스터미널 등에 대해서도 보수작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용접·용단 등 작업이 수행될 수도 있고, 이 경우 패널 내부의 단열재가 열분해로 점화되면 코안다 효과(Coanda Effect)에 의해 내부 공간으로 급격히 화염이 전파되어 외부에 스프링클러 등 소화설비가 설치되어 있어도 패널 내부의 화재진압이 어려워 큰 화재로 확산할 우려가 큽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강릉 산불사고 사례처럼 농가 건물의 초기화재로 확산했던 점을 상기해보면 공장이 아닌 이러한 건물이 주변에 쉽게 신축, 사용되고 있어 방재 활동도 어렵게 만들고 사회 전체의 위험 하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진국과 같이 패널 등 내부에 설치되는 단열재는 난연성 확보는 물론 우레탄폼, 스티로폼 등 발포플라스틱의 경우 화재안전성시험을 통과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등 근본적인 규제를 해야 합니다. 또한 뿜칠 방식의 단열공사는 건축물의 면적 이하와 출입가능 조건 충족을 고려해 우레탄폼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규정을 적용해 해당 작업을 허용하고, 이외의 경우는 단열재 재료에 대한 규제방식이 현실성 있는 대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전보건분야 학문에 정진하고 있는 후학들에게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후학들에게 “인명 존중과 환경 보호는 인류의 삶을 지키는 가치 있는 일이며, 미래의 직업이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이러면 후배들이 “학창시절부터 들어 왔는데 아직도 부수적인 업무로 취급받고 있다”고 푸념을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했고,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두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도 많이 변화됐고 먹고사는 문제보다 쾌적한 환경과 생명의 가치가 훨씬 높아졌으며, 그 모습은 제가 독일에서 보았던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됩니다. 올 초 시행에 들어간 중대재해처벌법 또한 생명 가치 훼손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제는 안전환경분야 종사자들이 인정받는 것은 물론 회사의 중요 정책 결정에 안전환경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시점이 됐습니다. 안전보건분야 후학들이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안전환경에 담아내는 역량을 갖추길 기대합니다.

   
 

안전에 대한 교수님의 신념이나 철학에 관해 말씀해주십시오.
ANSI/ASSE Z590.3(Prevention through Design Guidelines for Addressing Occupational Hazards and Risks in Design and Redesign Processes)에 따르면 안전은 “수용할 수 없는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Freedom from unacceptable risk)”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즉, 이 세상의 모든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수용되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해방되도록 하는 것이 안전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고발생 원리와 이에 대한 예방의 접근도 합리적으로 판단했으면 합니다.
우리 사회는 사고발생원인을 불안전 행동이 90% 이상, 불안전 상태는 10% 미만이라고 종종 언급하곤 합니다. 저는 이 같은 결과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불안전 행동의 개선은 중요하고 불안전 상태의 개선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오해를 할까 염려스럽습니다. 
사고는 결코 ‘불안전 행동’과 ‘불안전 상태’ 등 이분법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 두 요소의 결함이 우연히 일치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 요소 중 사고의 연쇄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효과적인 통제 수단이 무엇인가? 어떤 것이 비용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불안전 상태를 개선하든 불안전 행동을 개선하든 사업장 입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통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안전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도 이러한 인식 전환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또한 상태나 행동 어느 한 가지로 대안 제시가 어려운 사고빈도는 낮으나 사고 발생 시 피해가 큰 사고의 예방 즉 공정안전관리는 최적의 예방요소를 찾아야 하지만 기술적 한계, 비용 등의 측면에서 한 가지 통제만으로 달성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이 두가지 요소를 적절히 조합하는 방법론을 찾아야 하며, 시스템 안전이 도입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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