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미란 기자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도를 기록하며 2월 추위로는 55년 만에 가장 추웠던 지난달 2일.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기자는 한바탕 출근 전쟁을 치렀다.

천안을 떠나 청량리 쪽으로 운행하던 전동차가 오전 7시 22분쯤 서울역에서 갑자기 멈춰 서버렸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뒤따라 도착한 전동차와 연결해 고장 차량을 밀어내고 운행을 재개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고장 열차가 다시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와 함께 선로 일부구간 이상 및 절연장치 고장으로 인천·천안 방향 하행선도 지연 운행되는 등 1호선 운행이 전체적으로 큰 차질을 빚었다.

이날 지하철 1호선 전동차 고장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칼바람 속에서 출근 전쟁을 치렀다. 기자도 회사에 지각했음은 물론 추위에 오들오들 떠느라 감기까지 걸려 버렸다.

코레일은 기온 급강하로 인한 배터리 방전을 열차가 멈춘 원인으로 지목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코레일은 기온 급강하에 대비해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상청이 이미 앞서 강력한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할 것이라는 예보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출근 전쟁을 치른 많은 시민들은 강력한 한파에 대비해 두꺼운 외투에 부츠는 물론 장갑, 모자, 목도리로 꽁꽁 싸매고 출근하던 중이었다.

정부는 이번 일로 정부, 산업체, 연구원 등 20명으로 구성된 특별안전점검단을 구성해 지난달 13일부터 2주간 안전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2월말 경 지하철 요금이 인상됐다. 지하철을 기존보다 150원이나 더 내고 타는 만큼 갑자기 멈춰서는 일 없이 그저 ‘안전’하게 타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