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관리 리콘디션 분야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장비관리 리콘디션은 한마디로 건설장비를 안전하게 오래 쓸 수 있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생산 후 5년, 또는 10년 이상된 노후 장비를 분해 후 부품 및 모듈에 대해 안전검사, 비파괴 검사를 실시하고 검증하여 재조립하는 일련의 공정을 말한다. 수억에서 수십억원 이상하는 대형 건설장비를 연식 제한에 걸려서 10~15년만 사용한 후 폐기하는 것은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리콘디션을 통해 오래된 장비를 관리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친환경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이러한 업무를 수행중인 한국장비관리 리콘디션협회 배진우 사무총장으로부터 장비관리 및 안전성 확보와 리콘디션 업무 전반에 관해 들어봤다. 

▲ 본지 이선자 사장과 대담하고 있는 배진우 한국장비관리 리콘디션협회 사무총장

한국장비관리 리콘디션협회(이하 리콘디션협회)에 관해 개략적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리콘디션협회는 건설 현장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연식 제한이라는 규정 때문에 현장에서 기피하게 된 장비들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수리하고 정비해서 안전성을 입증한 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입니다.
대형 건설장비는 중고 자동차와 달리 수억에서 수십억원 이상의 잔존 가치가 있습니다.
건설장비는 하이테크 장비가 아닌 기종별로 1~2가지의 작업을 위한 단순기계입니다. 이러한 장비를 건설사의 연식 제한 때문에 10~15년만 사용하고 폐기하거나 고철가로 수출한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입니다.
오래된 장비는 잘 관리해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통해 친환경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재질의 관점이나 설계적 관점에서 볼 때 오래된 장비가 더 튼튼합니다.

리콘디션에 대해 아직도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먼저 장비관리 리콘디션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한마디로 건설장비를 안전하게 오래 쓸 수 있도록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생산 후 5년, 또는 10년 이상된 노후 장비를 분해 후 부품 및 모듈에 대해 안전검사, 비파괴 검사를 실시하여 검증하고 재조립하는 일련의 공정을 말합니다. 
저희 리콘디션협회의 통제 하에 국가인증 안전검사기관과 국가인증 수리기관 및 해당 실무경력 10년 이상 기술사(기계구조기술사, 안전기술사)의 검증을 거쳐 이 모든 과정을 수록한 장비 리콘디션 책자와 리콘디션 명판을 부착하여 완성됩니다.
리콘디션은 재제조와 수리로 구분됩니다. 재제조(Remanufacturing)는 생산된 물품을 폐기한 후, 폐기물을 기반으로 재생산하는 것, 장비의 경우 제조사 중심으로 재제조가 이루어지며, 신품과 다를 바 없으며 가격이 신품의 90% 이상 수준입니다.
수리(Repairing)는 장비 작동 중 고장난 부품이나 모듈을 교체하거나 대체해 원래의 작동을 수행케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노후장비 현황과 그에 따른 사고발생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등록된 건설장비는 53만여 대이며 이중 10년 이상된 장비가 20만대 이상으로 절반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10년 이상 된 장비는 다 폐기해야 될까요? 전혀 그렇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건설사고의 원인중 장비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는 5% 미만이며, 이 또한 주로 장비관리의 문제입니다. 
보험사의 사고통계로는 신형장비와 노후장비의 사고율은 차이가 없습니다. 장비주들이 저렴한 장비를 구입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가 문제입니다. 따라서 건설장비도 승용차처럼 국가적인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사의 연식 제한으로 장비임대사를 운영하는 장비주는 수억에서 수십, 수백억원하는 장비를 새로 구입하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당연히 저렴한 장비를 찾을 것이고, 품질이 검증 안 된 저렴한 장비를 구입해 10~15년 정도만 사용한 후 매각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장비가 구입 8~9년 이후에 제대로 관리가 될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실제로 타워크레인의 경우 국토교통부에서 특정 기종을 사용 금지한 사례도 있습니다.

리콘디션협회의 ‘노후장비 안전관리시스템’ 즉, 장비 분해부터 복원까지, 전반적인 운영 시스템에 관해 소개해 주십시오. 아울러 장비 리콘디션의 필요성 및 장점에 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리콘디션의 절차를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리콘디션(안전성 개선 및 입증절차) ▲(리콘디션 후) 추적관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입고→분해 및 세척→검사→수리 및 정비→조립 후 출고’의 단계를 거쳐 수리공장에서 현장이나 차고지로 배송됩니다. 
검사는 국가에서 허가한 주요 검사기관에서 실시하고, 수리는 전국에 걸쳐 일정 규모 이상의 기종별 수리공장과 협약을 맺고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전성 향상 작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리콘디션 후의 추적관리입니다. 지금은 리콘디션을 받은 장비에 한해서 일대일 추적관리를 하고 있지만 비용과 인력소요가 커서 범위 확대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금이 허락되면 점차 일반장비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리콘디션협회가 전개중인 사업중 ‘현장 장비안전지원 컨설팅’ 사업에 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건설현장에는 장비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리콘디셥협회에 소속된 장비 관련업에 20년 이상 종사해온 전문가들이 현장에 파견되어 장비 운영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소를 파악·교육합니다. 사고사례 전파와 더불어 CAPP(건설기계사고방지프로그램)를 관리하는 일을 하는 컨설팅 역할입니다. 
장비검사는 장비가 서 있을 때 하는 것이고, 장비안전지원 컨설팅은 운영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장비검사, 장비안전지원 컨설팅 모두 건설장비의 안전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건설기계사고방지프로그램(CAPP)’은 무엇인지 부가적으로 소개해 주십시오.
건설장비의 안전사고를 생각하다 ’22년 자연스럽게 스마트기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구상하게 됐고, 그것을 IT기기의 힘을 빌어 실제화시킨 것이 CAPP입니다. 
핵심적 개념은 장비 운전자와 현장, 외부 전문가와의 실시간 소통과 공간공유입니다. 바로 옆에 사수가 앉아있는 느낌이랄까요? 장비 운전자의 불필요한 행동을 억제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함으로써 사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휴먼에러를 줄이게 됩니다.
건설현장 VR관리 시스템(VRMS)에 관해서도 간략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CAPP의 개념을 외부로 더욱 확장시켜 본사나 해외 현장에서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문제발생 시 협업과 관리의 개념으로 발달시킨 시스템입니다. 3년전에는 흔치 않았는데 요즘엔 고성능에 저렴한 제품들도 있어서 저희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협력사 및 회원사(협회 인정 기계수리 공장) 현황에 관해 말씀해 주십시오. 아울러 이들 협력·회원사에 소속된 자격 보유 엔지니어 또는 기술사 등 전문 인력 현황에 대해서도 개략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협력사는 수리공장과 검사기관을 합해 28개소가 있습니다, 회원사는 건설사를 회원사로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리콘디션을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건설사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방건설 등등은 리콘디션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대우건설, SK건설, 롯데건설은 아직도 리콘디션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리콘디션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설사의 경우 무조건 10~15년 이내의 장비만 현장 출입이 허락됩니다. 저희 리콘디션혀회 입장에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는 건설사가 리콘디션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비추적관리에 함께 힘을 쏟는다면 장비에 따른 안전사고를 실제적으로 상당량 줄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희 협회의 주장을 알리고, 학생들을 교육하고, 영향력을 키워나가면 언젠가는 실현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건설기계사고 방지 및 장비사고 예방에 따른 건설현장 사고예방과 관련,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리콘디션을 통해 장비의 안전성을 높이고, 오래도록 사용함으로써 건설현장의 친환경을 추구하는 한편 장비의 일대일 추적관리 확대를 위해 건설사와 협업하고, 현장에서 장비컨설팅을 통해 리콘디션 받은 장비뿐만 아니라 해당 건설현장에 입고되는 모든 장비의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국내 모든 장비의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예방정비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건설사의 협조가 미흡하고, 협회도 재정적으로 부족한 상태입니다. 해당 부처라고 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 또한 이와 관련해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직 여타 환경이 미흡하지만 저희 협회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부단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저희의 바람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